열 달쯤 된 아기가 내 손가락을 쥐었다.
힘주지 않아도 단단했고,
작지만 확실한 온기가 있었다.
그 조용한 손길에 마음 한쪽이 서서히 풀어졌다.
이 아이는 아직 말도 걷지도 못하지만,
세상을 믿는 법은 이미 알고 있었다.
망설임 없이 웃고,
이유 없이 기대고,
두려움 없이 다가오는 존재.
나는 그 앞에서 어른인 척하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았다.
세상이 이토록 조용히 찬란해질 수 있다는 걸,
오랜만에 알게 되었다.
무언가를 가르치기 전에, 먼저 배우고 있었다.
이 작은 사람 하나가 다녀간 하루가,
오래도록 내 안에 머물 것 같다.
조금 더 다정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