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독백

by 난화

어제와 같았던 오늘이
창틀에 부딪히는 빗물 몇 줄기만으로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늦은 오후의 커피는 식었지만
그 온기를 기억하는 마음은 아직 남아 있고
전날보다 더 깊어진 하늘은
괜찮다고, 잠깐 쉬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창밖에 사람은 없고

우산들만이 조용히 흘러가는 날
나는 내 안의 가장 포근한 방에 앉아
이름 대신 마음을 불러본다
하루를 건너온 나를
그리고 그냥, 오늘을


비가 그치면
세상은 다시 분주해지겠지만
나는 이 고요한 순간 속에서
조용히 나를 다독이고
말 없는 위로 하나를 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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