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시 걷는 길 위에서

5월 10일, 유권자의 날

by 난화

누군가 정해 놓은 줄 위를

너무 오래 걸었구나

그 줄이 실은

길이 아니라

굴레였단 걸,

뒤늦게 돌아본 지금에야 안다


뉴스보다 빠른 말들

말보다 느린 진심

그 사이에서 우리는

매번 무언가를 고르고

때로는 후회하고

그럼에도 다시,

고른다


깊게 패인 골짜기 사이

우리를 잇는 건

눈치도, 혐오도 아닌

서툰 손 끝의 의지

그 투박한 도장이

이 나라의 봄을

가만히 밀고 나간다


사람들은 말한다

정치가 바뀐다고

내 삶이 바뀌진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살아낸 하루하루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가끔은 너무 뚜렷해서

피하고 싶은 그 흔적들을


그러니까 오늘은

당신이 걷는 길에 대해

조금 더 오래 생각해도 좋겠다

다시 틀리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에게 여전히

길을 고를 자유가 있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기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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