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생각보다 바쁘다

전도 하고, 조림도 하고, 가끔은 카레 속에서 조용히 일한다.

by Lee S

냉장고를 열었는데

야채가 없다.

장본지 오래됐다! 어쩌지 하는데,

냉장고 야채박스 구석,

까만 봉다리 안에 굴러다니는 감자가 빼꼼 보인다.


묵묵히.

어디에나 어울릴 준비가 된 얼굴로.


오늘의 주인공은 감자.

화려하지 않지만, 절대 배신하지 않는 재료.



1. 감자전 – 재료 세 개면 충분하다


감자채 전


감자채 + 전분 + 소금 = 끝

• 감자 채 썰기

• 감자 2개 기준, 전분 두 숟갈

• 소금 톡


채 썬 감자에 소금을 넣고 조물조물.

촉촉 수분이 나온다. 추가 물은 필요 없다.


바삭의 핵심은

얇은 감자채와 넉넉하고 적당한 온도의 기름.

센 불에 치지직 기선제압 후 불을 낮춘다.


맛은 버거가 생각나는 감자튀김 집합체.


심플하지만

제일 먼저 사라지는 메뉴.



강판 감자전


감자채 전과 강판 감자전은 완전 다른 요리.

죠스떡볶이와 엽기떡볶이가 다른 종이듯.


감자를 강판에 갈면

전분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 갈아서

• 물 살짝 따라내고

• 아래 가라앉은 전분 다시 섞기


이건 좀 더 쫀득하다.

채전이 “바삭”이라면

강판 전은 “쫀득”.

떡볶이, 떡, 두쫀쿠까지!

우리는 쫀득의 민족.


선택은 취향.



2. 감자조림 – 분식집 감성


재료는 솔직하다.

• 소세지

• 감자

• 간장

• 설탕

• 후추

• 식용유


기름에 감자 먼저 볶아 겉면 코팅

소세지 투입

간장+설탕으로 졸이기

살짝의 매콤함은 후추로 잡기.


단짠단짠.

아이도 어른도 설득한다.


밥도둑 1순위.



3. 카레 – 냉장고 정리용

• 감자

• 당근

• 양파

• 고기도 아무거나 전부 환영

• 자투리 야채 전부 환영


문제는 마지막에 농도 조절.


감자는 큼직해야 존재감이 산다.



4. 감자짜글이 – 국물과 찌개의 중간


자박자박하게.

• 감자 큼직

• 고추장 or 고춧가루

• 스팸 (고기 조금 있으면 더 좋고)

• 양파, 대파


라면사리?

그건 선택이 아니라 유혹.


밥 두 공기 예약.



감자의 결론


감자는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실패가 없다.


전으로 가도 되고

조림으로 가도 되고

카레도 되고

짜글이도 된다.


마치 만능 스탭 같다.

어디에 두어도 제 역할.


오늘 냉장고에 감자 있으면

이미 절반은 성공이다.


냉장고에 감자가 있다는 건,

아직 내가 굶을 일은 없다는 뜻이다.


feat. 다이어트는 다시 1일 차.

오늘은 감자가 너무 성실하게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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