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캔 하나면 냉장고가 레스토랑이 된다

냉털의 왕, 밥도둑의 제왕, 그리고 가끔은… 고양이의 마음

by Lee S


냉장고를 열었는데

마땅한 반찬이 없다.


그럴 때

사람은 두 종류로 나뉜다.


라면을 찾는 사람.

그리고 참치캔을 찾는 사람.


나는 후자다.


참치캔은 이상하다.

요리 같지 않은 요리도

그럴듯한 한 끼로 만들어 버린다.



1. 매운 고추 + 후추 + 마요네즈


밥도둑 기본형


참치캔을 따고

다진 매운 고추 넣고

후추 톡톡

마요네즈 한 바퀴


이걸 밥에 올리면 끝이다.


요리는 아니지만

밥이 사라지는 속도는 요리 이상이다.


이 조합의 특징은

“조금만 먹어야지” 하고 시작했다가

밥 한 공기가 증발한다는 점이다.


다이어트 비추 음식.



2. 오이채 비빔밥


의외로 상큼한 참치


오이를 채 썰어 넣고(최대한 얇게 가 킥)

국물 살짝 뺀 참치 올리고

간장 살짝 반 스푼

참기름 취향껏


슥슥 비비면


냉장고 속 오이가

갑자기 비빔밥의 주연 배우가 된다.


참치는 여기서

묵묵히 맛을 받쳐주는

든든한 조연이다.


3. 참치 + 계란 + 마늘 + 냉털야채


프라이팬 하나의 기적


참치

계란

마늘

후추


여기에 냉장고에 있는 야채를

마음껏 넣는다.


추천은

• 옥수수캔

• 깻잎


마지막에 소금 살짝.


이건 레시피가 아니라

냉장고와의 협상이다.


“너 뭐 있니?”

“나 옥수수 있는데?”

“좋아 들어와.”


이렇게 탄생한 요리는

이상하게도 꽤 맛있다.



4. 참치김치찌개


설명 필요 없는 정석


김치

참치


여기서 더 말하면

오히려 실례다.


들기름 듬뿍 김치 넣고 볶다가

참치투하

조금 더 볶다가 물 넣고 약한 불 자작하게

너무 신 김치면 설탕 1/4 숟갈만!


참치김치찌개는

이미 국민 합격 레시피다.



5. 그리고 마지막 방법


사실 가장 쉬운 방법은

따로 있다.


그냥 먹는다.


참치캔을 따고

숟가락으로 한 입.


“어? 맛있는데?”


두 입.

세 입.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든다.


…난 고양이인가?



참치캔의 장점은

거창한 요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냉장고를 뒤적이다가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만든 음식.


그런데

이상하게 맛있다.


아마 참치는

요리라기보다


냉털을 포기하지 않게 해주는

마지막 희망 같은 식재료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가끔은…


우리 안에 있는 고양이를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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