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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라엘 이영란 Aug 25. 2024

올리브의 삼색

올리브의 삼색 .

무화과 잎이 무성하면 여름이 오는거고

올리브가 영글어가면 가을이 옵니다.

히브리어로 여름은 카이츠에요.  카츠는 끝이라는 말로 모든 계절의 끝을 의미합니다.

요즘 이스라엘은 무화과의 끝물입니다. 여름 내내 무화과로 너무 행복했어요 .. 어느날 저는 아 이 여름이 지나 가을에 무화과가 없어서 서운할거 같앗어요 .

그래서 저는 무화과 잼을 담궜죠 .

물크러진 무화과로 담그면 좋다는데 그래도 싱싱한것 사다가 푹 고아서 물기 없앤후 꿀을 조금 넣어 담궜답니다.

이제 여름이 지나 가을에도 무화과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오래가진 않을거에요 . 한달여 먹을 분량만 했답니다. 더 담그려면 설탕을 좀 많이 넣어야겠죠 . 것도 생각중입니다. 그럼 일년 내내 먹을수도 있겠죠? 하지만 일년 내내 먹는다고 그것이 행복할까요? 오히려 모자라기에 우리는 여름에 무화과를 좋아했던건 아닐까요? 가을에 무화과를 먹을 수 없음에 서운하고 그리워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무화과가 없어서 말이죠 .

무화과 철이 지나면 올리브철이 오겠지요.

여름 내내 무화과로 풍성했던 마음은

가을에 먹을 올리브로 기뻐해야합니다.

가을이 옴을 기뻐해야지 여름에 미련을 두면 안됩니다.

가을이 왔는데 올리브에 기뻐해야지 무화과 없음을 아쉬워해서는 안됩니다. 그렇다고 여름없이 가을이 오기를 바랄수는 없읍니다. 여름은 꼭 오고 또 지나갑니다.

나에게 이번 여름은 어떤 의미였을까 생각해봅니다.

나의 여름은 어느땐 더웠고 어느땐 추웠고 슬펐고 어느날은 아팠고 어느날은 행복했고 어느날은 희망에 찼습니다.

나는 나일 뿐인데 내안에 왜그리도 다양한 감정들이 있는지요 ..

올리브에는 세가지 색이 있답니다.

올리브열매색 올리브 잎의 앞뒤 색 말이죠 .

같은 그린색인데 색이 옅은지 짙은지 영글었는지에 따라 색이 다릅니다. 그런데  가장 연한 그 빛은 햇빛을 받으면 가장 반짝이는 색이 됩니다. 가장 연한 색은 자기 색보다는 햇빛색을 가장 드러내게 되는거죠 . 그래서 은빛으로 반짝입니다. 가장 힘없는 색이 햇빛으로 가장 빛납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가장 빛나게 해주시는 하나님.

내게 주님의 빛이 얼마나 필요한지요 .

그래서 여름에 주님의 말씀에 의지했어요 .

주님의 말씀이 얼마나 힘을 주시는지요 .

이제 여름을 끝내고 이스라엘은 가을을 맞이힙니다. 물론 아직은 여름입니다.

광여의 풀은 마를대로 말라갑니다.

광야의 엉겅퀴는 무성할대로 무성합니다.

나무의 무화과는 탱글탱글 영글어서 떼어내지 못한것은 바닥에 떨어져 여름의 끝을 알립니다.

한국은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고 겨울을 맞이하며 한해의 마무리를 알리죠?

이스라엘은 반대로 여름이 끝나면 바로 새해를 알리고 봄의 촉촉한 비처럼 가을에 이른비를 뿌립니다. 그래서 한국의 여름과 이스라엘의 여름은 그렇게 성격도 다르고 마음가짐도 달라지나봅니다. 그래도 아직 탱글한 무화과의 단맛에 젖어있으려고요 .. 그런대로 이 여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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