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소리 고운 소리---- "
" 영창 피아노 영창-----"
잊고 있던 광고 문구이지만 누군가 운을 띄우면 자연적으로 생각나는 광고 노래이다.
"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
사실 이런 광고 문구들은 서로간에 살아온 세대를 알 수 있는 척도 이기도 하다. 이런 세대간의 척도를 알수 있는 비슷한 것이 또 있는데 바로 대중 가요이다.
세대간에 유행하던 노래들이 다르다. 같은 세대를 만나면 통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그 당시 같이 부르던 대중 가요다. 며칠전 한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그 때 원수처럼 만난 두 사람이 카페에서 들려오는 이미자의 노래를 듣다가 예전에 이미자 팬클럽이었던 것을 떠올리며 서로 화해하는 장면이 나왔다. 20년 30년이 지난 지금도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옛 가수들을 불러 같이 모여 그 때 부르던 그 노래를 함께 부르며 추억에 젖어든다. 대중가요는 국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헌재 학교에 축제가 있어 참석하였다. 학부모가 다 모이는 행사였는데 레크레이션으로 대중 가요 첫글자만 듣고도 알아맞추는 게임이었다. 아 한국 가요였으면 내가 자신있게 나설 수 있는데. 유대인 대중가요는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아 그저 먼산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이들의 세대 속에서 몸에 익은 대중 문화를 알지 못했다. 나는 그렇게 아웃싸이더였다.
처음 이스라엘에 와서 내 귀에 들리는 노래들은 명절 때마다 불리는 절기 음악이었다. 자연스레 아이들에게도 이스라엘 노래를 틀어주며 나도 언어 공부를 했던 기억이난다.
어느날 교회 모임에서 한 집사님이 아이들에게 " 나비야 노래 아니 " 하고 물으셨다 내가 나비야 노래는 가르친 기억이 없다. " 아니 어떻게 한국 아이들이 나비야를 몰라 ? " 하도 속상하여 일주일 내내 나비야 노래를 아이들에게 가르친 기억이 있다. 헌재 나이 4살 땐가의 일이다. 나는 아이들을 국제 미아로 만들뻔 하였다.
다행히 요즘은 유투브가 발달하여 아이들이 스스로 듣고 싶은 음악도 듣고 보고 싶은 드라마도 찾아서 볼 수 있다. 이제는 요즘 나오는 대중 가요는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다. 이상한 가사까지 따라 해서 걱정스러울 때도 있는데 대중 가요는 그저 아무 뜻없이 그 때 유행하는 것을 따라 하는 수준이라 그리 염려할 건 없는 듯하다. 시간이 지나니 그 때 부르던 노래들은 이제 부르지도 않는다. 요즘은 리메이크도 해서 내가 부르던 세대의 노래까지도 따라부르고 있다. 같이 부르니 나와 아이들이 서로 통하는 것이 생기는 듯 하다.
유대인들에게도 대중 음악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스라엘의 애국가 하티크바는 이스라엘의 방랑 시인 납달리 헤르쯔 인발이 유대인 마을을 떠돌아 다니며 그 값으로 지어준 노래중 하나라고 한다.
이 노래는 이미 국가 독립 전에 만들어진 곡이고 1987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제1회 국제 시온주의 회의의 찬가로 제정되었다고 한다. 홀로코스트 때는 유대인들이 그 안에서 불렀던 노래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사 자체가 아직 조국의 독립을 위해 나아가리 라는 아직도 이루지 않은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1917년 영국이 제1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알렌비 장군이 이스라엘 땅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기쁨이 넘쳐났고 많은 사람들이 메시아가 오는 징조로 여겼다. 그래서 이 기쁨을 같이 나눌 노래가 필요하였다.
바로 우리가 잘아는" 하바 나길라 " 라는 곡이었다.
가사는 유대인 음악학의 아버지인 아브라함 쯔비 이들슨이 하씨딤의 선율( 부코비아 지방의 선율 ) 에 붙혀 만들었다.
가사에는 시편 118편 24절의 히브리어 " 나길라 베니쉬메하 " 이 나오지만 거기서 따온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스라엘에는 키브츠에서 노동요처럼 부르는 노래들도 많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 사막에 샘이 넘쳐 흐르리라 " 라는 노래는 자하비가 지은 노래로 사막에 샘이 넘쳐 흐르게 하리라는 이상을 갖고 이 땅을 개간한 사람들의 노래이다 .
이스라엘 키브츠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두가지 요소가 있었는데 바로 모닥불과 노래 였다. 그만큼 이스라엘 건국에 대중 가요는 중심에 있었다.
1967년 이스라엘이 3차 중동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을 때 통곡의 벽에 도착한 군인들은 "예루살라임 쉘 자하브" 를 함께 노래하였다. 나오미 쉐메르의 신곡이었지만 이미 모든 이스라엘 인들은 이 노래를 알고 있었고 , 그 노래의 뜻을 이루었다.
시대를 넘어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는 대중가요 . 세대를 묶어주고 이어주고 하나가 되게 하는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