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팔레스타인 여행
아침 8:40 에 집을 나섰다.
오늘 같이 가시는 분은 이동진 목사님 .
같이 다니시던 안병욱 목사님과 박연숙 전도사님이 갑자기 한국을 가게 되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하고 오늘은 오랫만에 이동진 목사님과 함계 하게 되었다.
그리심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보니 므라카라고 쓰여 있는 정착촌이 보인다. .
왜 브라카라고 이름을 붙혔을까?
아마도 그리심산이 여호수와에 나온대로 축복을 받은 산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다 보니 사마리아 유월절 어린양을 잡던 곳도 눈에 띈다.
북적거리던 사람들의 빼곡하 들어서 있던 모습을 상상하니 의외로 장소가 좁아 보인다. 오늘은 샤밧이라 한적하니 지나는 사람도 없다.
10시 조금 넘어 그리심산에 도착 했다.
샤밧이라 닫혀 있다. 지난번 유원절에도 시간이 조금 늦어 가지 못했었는데 오늘도 또 못들어갔다. 하는수 없이 돌아 내려 오는데 네 다섯의 무리를 지은 어린 남자 아이들이 몰려오는것이 보인다. 역시 호기심 많은 사내 아이들의 모습이다
.
남편이 사진을 찍으려 하니 몇명은 피하고 몇명은 오히려 적극적이다.
흰옷을 입은 아이들의 모습이 참 좋다. 하지만 왠지 옷입는 모습이 아랍식이다. .
언어도 히브리어를 사용하긴 하지만 익숙지 않은가 보다 아랍어를 하냐고 묻더니 바로 아랍어로 이야기 한다.
아랍어를 사용하는 사마리아 유대인
겉모습은 아랍인 같으나 유대인의 풍습을 따르는 유대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옛날 바릴로니아에 끌려가 혼합 정책으로 혼혈아가 되었지만 여전히 유대인의 정신이 살아 있는 사람들.. 강인한 정신력이다.
지나는 사람에게 우리가 세겜으로 갈 수 있는지를 물으니 세겐으로 가는 직선 거리는 닫혀 있으니 돌아가란다. 혹시 갈수 있냐 물으니 알아보라는 단서만 남긴다.
예전에20년 전에는 이 곳으로 오는 길은 세겜지역을 거쳐 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앞쪽으로 브라카 정착촌이 생기면서 유대인들만 다닐 수 있는 구역이 생겼다고 한다.
혹시 하는 마음으로 세렘으로 향하는 직선거리로 가보기로 했다
철문을 사이에 두고 차의 번호판이 다르다.
이쪽은 노란색, 저쪽은 흰색 팔레스타인 지역이다. .
거로 놓인 철문은 굳게 잠겨 있다. 차가 지날 수 있는 공간은 조금도 없다.
마침 그 때 세겜 쪽에서 택시 한대가 올라온다.
철문 앞에서 문을 열어달라고 크락션을 울린다. 아무도 반응이 없다.
그런데 그 택시에서 두 커플이 내리더니 철문을 돌아 이쪽으로 오고 있다.
이렇게 오고 가는게 쉽구나. 우리는 더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저 문을 돌아서 가면 그뿐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들은 덴마크인들이었고 세겜에서 숙박을 하고 그리심산을 구경하러 온 관광객이었다. 우리에게도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남편의 가슴에 붙은 태극기를 보고 남자가 단번에 알아본다.
"한국이잖아 "
그러자 옆에 섰던 여자 친구가 " 안녕하세요" 라며 반가운 인사를 건낸다.
서울에 여행한 적이 있는 아름다운 아가씨.
우리도 반갑다. 이런 곳에서 외국인이 우리나라 말을 해준다는 것에.
아마도 여행을 좋아하는 커플인듯 싶다.
외국인들은 팔레스타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 한국 사람들만이 두려워하고 안좋게 여기는 성향이 있는 듯하다. 어떤 대사관 직원이 우리가 팔레스타인 지역을 자주 가는 것을 보고는 우리가 스피리춸 파워가 있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는곳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유럽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마을을 좋아하고 있고 한국인 들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그들에게 알려진 곳이 많다.
그런 곳을 우리 가족이 밟는다는 것 자체에 강한 호기심과 자부심이 느껴진다.
그리심산과 세겜에 놓인 경계선은 단지 상징적인 것이었다.
마침 그때 아랍 건축업자가 건축 자재를 싣고 오는 큰 차량이 들어올 수 있게 문을 열어 주었다. 우리는 옆으로 돌아가지 않고 당당하게 그 문을 지나갈 수 있었다.
철문이 없어지는 날이 곧 오길 바랄 뿐이다.
그전까지 우리 앞을 가로 막던 우리의 걱정은 눈 녹듯 사라져가고 있었다.
11:00 그리심산의 철문을 엄어 세겜지역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만난 청바지를 만드는 사람들
커피를 주고 같이 사진을 찍고 직접 다림질 하라며 사진을 찍어준다
어린 아이들은 계속 산만하게 와서 말을 걸고 주위를 맴돈다 좀 거칠어 보이지만 어른인 내가 인내심을 갖고 대해야지 . " 샤르브" 커피를 주며 마시란다
오늘 배운 아랍어이기도 하다.
자체적으로 원단을 사다가 청바지를 만들어 이곳 내수 시장에 판다고 한다.
이 안에서 가내 수공업 처럼 시장이 형성되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의외로 재봉을 하는 것이 많다는 거다.
세겜에 재봉사가 많다? 한번 연구해 볼만한 일이다.
12:10 씨티 나블루스에서 무화과를 먹으며 잠시 쉬었다.역시 싸다 한 봉지에 8세겔. 달고 맛있다. 옆에 선인장 열매도 깍아서 준다. 역시 바라는거 없이 친절하다. 한 2시간이면 갈거 같던 곳이 아직 2시간 더 걸어야 한단다. . 조금 쉬어가는게 좋을 듯 싶다.
시내 답게 택시도 많고 길의 차들은 쌩쌩 달리는 무질서한 분위기다.하지만 큰 고목들이 이 도시의 유서 깊음을 느끼게 해주는 위엄이 있다.
그 때 마침 지나던 검은색 한국 승용차가 가던 길을 멈추고 서며. 우리에게 무언가 도움을 요청한다. 한국 차를 산 사람이 매뉴얼이 한국어라 우리보고 좀 바꿔달란다 아마도 수출용 차를 사야하는데 국내 차가 그대로 수입되었나보다 아무리 찾아도 영어나 외국어는 전혀 없다 ,당연히 없을 수 밖에....
12;27 점심을 먹을 때가 되었다. 그럴듯한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팔레스타인 맛집 기행을 하는 느낌이랄까?
닭한마리와 칩스가 50세겔 정도한다.
닭 가슴살에 밥을 넣어 만든 요리는 22세겔.
여러가지를 골고루 시켜 먹기로 했다.
간요리 생선 치킨을 시켜 먹었다.
"꽈이어스" 아람어로 굿이란 뜻이다.
전부해서 100세겔 조금 넘었던것 같다. 기분 좋은 식사였다.
식당 옆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었다. 터키에서 먹던 그 찹쌀 아이스크림이 생각나 먹ㅓ보았는데 아 실수였다. 아이스크림이 너무 기름기가 많고 찐득 찐득한게 아주 이상했다. 사진을 찍자고 해서 찍었는데 광고에 올리려는 모양이다.
이건 정말 실수였다. 혹시 한국 분 중에 이곳에서 아이스크림은 절대 사드시지 않는것이 좋다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행보는 계속 되었다. 이제 좀 지쳐가고 있다.
지나는 곳마다 들러 물을 사 먹었다. 계속 도로변을 가니 힘들다.
다행이 공사둥이다. 남편의 빠른 판단으로 마침 지나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일인 3세겔이다. 정말 싸다
.
2:20 데르 샤라프 지역을 지났다.
가는 길에 만난 운전 기사가 데르 는 교회라는 뜻이라는데 직접 가보니 교회는 하나도 없다 .
3;10 사마리아 성에 드디어 입성하였다.
나무 그늘에서 시원한 바람과 그늘에 앉아 예배를 드렸다.
모든 것이 우리에게 안위를 준다
오늘의 설교 요점은 사마리아성 처럼 하나님을 잘 믿지 않으면 이렇게 좋은 환경을 갖추어도 멸망의 길에 이른다 아멘
30분 -40분 정도 쉬고
사마리아안으로 들어가 언덕 위까지 올라갔다. 멀리서 버스가 보인다.
4;20 사마리아성에서 차를 타고 그리짐산으로 go go !!!!
팔레스타인은 작은 동산 같은 민둥 산들이 굽이 굽이 굴곡을 이루고 있다
그 고개 고개 마다 아름다운 마을들이 들어서 있는데 다들 친절하고 정이 많다
산 등성이 마다 심겨진 올리브 나무들과 무화과 나무 석류 나무 아몬드 나무 .
다들 주인이 있는 추수를 기다리는 나무들이다 간간이 주인 없어 보이는 것들은 지나다 우리가 따먹고 .. 주인이 분명 있을텐데 . 뚫고 몰래 따먹고 . 어릴때도 해보지 않은 서리를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대낮에 서슴치 않고 해버린다
그런데 그 맛이 꿀맛이다 ^^
가는 곳 마다 과수원을 방불케하는 숲들이 가는 길을 멈추게 하는 매력이 있다
"따알" 가는 곳마다 우리를 부르는 소리다.
아랍어로 이리 오라는 말이다
대접하기 좋아하는 이 곳 팔레스타인 인들은 크락션을 빵빵 거리며 " 웰컴 팔레스틴" 을 외친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일종의 산동네를 방불케 하는 높은 곳에 층층이 아파트를 세워놓은 곳들 . 그러나 전망하나는 일류급 호텔 수준이다
산을 내려 오는 내내 내 마음에 새겨지는 잔잔한 감동. 평온함 .
팔레스타인은 그런 자연의 매력이 남아있는 곳이다 .
4:45 바로 그리심삼으로 가기 아쉬워서 사마리아 시장에 내렸다.
먹음직 스러운 복숭아 세개를 7세겔 주고 사마리아 시장에서 사먹었다.
돈을 내려는데 주인이 장난 치는걸 깨닫지 못하고 화를 내버렸다. 이런 몹쓸 팔레스틴.. 50세겔을 줬더니 잔돈을 안주려해서. 한다. 워낙 팔레스타인들은 사기를 친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그만 화를 내고 말았다. 내가 무안할 정도로 다행이 장난이었다 ^^
5:00 니어커에서 파는 석류쥬스를 마셨다. 하나에 3세겔 (참고로 이스라엘은 10세겔 )
5;25분 즈음 택시 타고 그리심산으로 .
5시 35 사마리아 유대인 그리심산에 도착 했다. 아까 지났던 그 문 앞에서 내려 다시 걸어들어갔다.
가끔 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예전에 즐겨 보았던 마왕이 나오는 4차원 세계로 들어가 미나를 찾아 나선 꼬마가 떠오른다.
그렇게 팔레스타인 마을은 이스라엘과는 뭔가 다른 이미지를 준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
돌아오는 길은 언제 걸었는지 모를 정도로 상쾌하다
남편은 20대 부터 이 산을 누비며 사진을 찍은 사람
나는 20년이나 뒤에 이 땅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열리는 중이다 .
거친 팔레스타인들이지만 그 마음은 그 땅만큼 순수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