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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라엘 이영란 Oct 01. 2024

가우다 섬에서

가우다의 숙소

지난 중부 시찰 목사님들과 함께 가우다 섬에 갔을 때 소개받은 파노라마 식당에서 우리는 하룻밤을 묵었다. 점심 무렵에 갔기에 점심겸 저녁으로 수불라키와 숯불 돼지갈비 구이와  크레타 샐러드를 시켰다 .의외로 양이 너무 많았다. 수불라키는 4대나 나왔는데 나중에 동네 식당에서 먹을 때 보니 한대에 2유로 밖에 안한다. 네대를 주고 감자칩까지 나오는 9유로 정도다. 다음엔 동네에 내려가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파노라마 식당은  이름값을 하는 식당이다.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다. 특별히 이 식당은 직접 주인이 잡은 생선을 파는 집으로 유명하다.


숙소는 아랫층에 있는데 깔끔하다. 마당도 잘 관리되어 있는데 사실 손님 없을 때는 이곳 주인은 고양이다. 흔들 의자에 척 앉아 있는 고양이가 내 자리라는 것을 과시한다. 거기다 조금만 우리랑 친해지면 계속 발에 몸을 부비기도 하고 누워있으면 배위에도 올라온다.  고양이 알러지가 있어 안아주거나 하진 않았지만 먹다 남은 요거트를 주었다. 녀석 냄새 하난 잘 맡는다 . 뭐든 먹을라치면 오니 말이다.


숙소에서 밤공기가 참 맑고 좋았다. 특히 별빛이.참 아름답다..지중해 위로  남쪽 오리온 자리가 선명하게 보이는 곳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이틀밤을 묵었다. 너무 날씨가 좋고 문을 닫으면 방이 덥기도해서 열어놓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에  여기저기 모기자국이 선명하다. 냄새에 몰려온 파리떼를 내쫓느라고 수건을 펼쳐들고 밖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뭔가 참 좋았는데 모기 때문인지 아니면 쫄쫄 흐르던 수도꼭지 때문인지 다음엔 좀 고려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다른 곳이 더 좋은 곳이 있다고 장담할순 없다.  가우다 섬에서 뭘 더 바라랴 . 자연친화적인  이곳이 정말 좋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엔 다른 곳에서도 자보고 싶다.

같은 곳은 편안함은 있지만 신선함은 없다. 거기다 친해지면 더 말을 못한다. 그냥 다 예스 예스 하게 되니 말이다.


드래스 코드


이번 여정에서 나의 변화는 옷이었다. 나는 하체가 굵은 편이라 대체로 다리가 드러나는 옷은 잘 입지 않는다. 드레스도 좀 불편하기도해서 그저 바지에 블라우스면 족하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달라지고 싶었다. 지난 여름 한국이서 크레타 섬에서 입을 옷을 샀다. 어떤건 재활용품 상점에서 사서 5천원에 샀다. 제주도에 갔을 때 흰색에 파란 무늬 원피스가 있길래 하나 장만했다. 5만원인데 유정이가 신세계 카드로 대신 내주었다. 그렇게 나는 이번 크레타 섬에서 입을 옷을 장만했다. 좋았다. 나름 변하고 싶었다. 웅쿠리고 싶지 않았다.  표현하고 표출하고 싶었다. 갱년기 여성의 마지막 발악이라면 발악이랄까 . 그렇게 생각해도 좋다. 일단 외국에 나가면 그들이 나를 모르기에 내가 입고 말하는 모든 새로운 것들이 수용력이 있다. 외국에 나가면 고정관념의 나는 깨지고 나는 자유함을 만끽한다. 오로지 내가 되는 것이다. 얼마나 근사한가 !!!


나체 해수욕장 .


음 이것까지는 좀 받아드리기 쉽지 않다. 가브도스의 파노라마 숙소 아랫쪽 해안가는 20여명도 채 되지 않는 사람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지난 중부시찰 목사님들과 왔을 때도 이곳에서 수영을 했는데 그때도 많은 사람들이 나체로 수영을 하거나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오늘도 몇몇 분들이 나체다. 그냥 다 벗고 누워있은데 그냥 모른체 하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나만 검은색 원피스 수영복이다. 이런 곳에선 몸매 자신 없어도 비키니를 입어줘야한다. 물론 이스라엘 여성들은 어릴때부터 대부분 비키니를 입는다. 유정이도 외국에서 살다보니 비키니가 자연스럽다. 하지만 나체는 ... 여전히 이헤할수 없다. 그래도 그들의 선택이니 왈가왈부 할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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