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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램

by 이스라엘 이영란

바램


바람이고 싶다.

어디 부딫혀도 부서지지 않고

사람들의 뺨에 닿아 부드러운 바람.

땀흘린 농부의 땀을 닦아주고

내 마음 가는대로 멀리 갈수 있으니

바람이고 싶다 .


나비이고 싶다.

바람타고 날아다니며

예쁜 꽃에 안식하며

내 작은 발언저리에 묻힌 꽃가루로

세상에 유익이 되니

나비이고 싶다.


새이고 싶다.

바람타고 높이높이 날아올라

이 세상 저 세상 여행하며

계절에 따라 남쪽 북쪽을 오가며

세상의 모든 진귀한 것을 다 보고다니니

아름답고 강한 철새이고 싶다.


나무이고 싶다

흔들릴지언정 꺾이지 않고

나만을 위하지 않고 남에게 유익이 되며

저 뜨거운 태양 아래에 그늘을 만들고

바람과 나비와 새를 다 포용하며

많은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마음 넓고 푸근한 나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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