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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택시 기사 아저씨

럭키한 만남

by 이스라엘 이영란

오늘 금요일

아침 나절 교회 사모님들을 10시에 마카네 예후다에서 만나기 위해 9시부터 버스를 기다렸다. 광야의 집에서 예루살렘까지 가는 버스가 자주 있는것도 아니고 빠른 노선은 10 여분 걸어내려가야한다. 남편이 그나마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줘서 몇분후면 961번 에게드 버스가 오기로 되어있어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기에 택시를 탈까 고민하던중 아랍버스는 가끔 많이 지나가긴 한다. 하지만 미니 버스에 옹기종기 타고있는 아랍 남성들 틈에 여성 혼자 끼어타기가 그리 달갑지 않다. 거기다 나자리아까지 합승한후 다시 예루살렘까지 가는 버스를 갈아타야하고 그 버스는 또 어디서 내릴지 몰라 주저했다. 40분을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고 기다리던 961번은 정차하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 이를 어쩐다. 하필 전화기도 놓고 나오는 바람에 늦는다고 전화할수도 없다. 할수 없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남편에게 태워달라고 할양으로 건널목을 건너는데 마침 그때 택시.한대가 지나간다. 예루살렘까지 갈수 있냐고 물으니 뭔가 머뭇머뭇하더니 오케이하며 타란다. 어디까지 가냐 이것저것묻다보니 마침 피스갓제브 사는 사람인데 이동네 라미레비 슈퍼가 싸거 장보고 다시 돌아가는 길이다. 히치 하이킹이라도 하려던 차에 우연치고는 너무 럭키한 타이밍에 택시를 잡은 것이다. 앗싸~~~

뒤에는 아내가 타고 있었는데 남편이 계속 아내는 맨날 돈밖에 모른다며 쇼핑을 너무 좋아해서 탈이라며 오늘도 라미레비에서 물건사가는 중이라며 투덜거린다. 내가 또 여성 편을 들며 아니 아내가 누굴 위해 슈퍼를 갔겠냐 . 다 남편 먹이려고 산거 아니냐며 아내편을 드니 뒤에서 아내가 예쉬 하며 고맙다고 탄성을 지른다. 물론 남편도 불평은 했지만 그말이 맞으니 빙그레 웃는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아내를 집에 내려주는데 뒤를 돌아보니 아는 여성이다. 바로 피스갓제브 우체국에서 일하는 여성이 아닌가? 늘 밝게 웃고 언제나 상냥하던 그녀였다.


반갑게 바이바이를 하고 남편은 나를 목적지 까지 태워주었다. 가는 길에 이것 저것 서로 얘기하며 아이는 몇명이며 언제 결혼했는지 . 몇살인지 서로 통성명을 했다. 그의 이름은 야이르 . 오르가 빛이란 뜻이니 빛과 관련된 의미를 갖는다. 이스라엘 유명인들 중에 야이르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맛사다 항쟁에서 로마에 끌려가느니 다 죽음을 택했을 때 제비뽑기하고 다 죽인후 스스로 자결한 사람 이름도 야이르다.


택시기사 야이르는 24세에 결혼을 했다. 아내는 20살에 . 5명의 자녀를 낳았고 이미 손주도 많다. 그는 좀 돈을 벌어놓고 결혼하고 싶었지만 아내의 아버지가 결혼을 서둘러서 일찍 결혼했단다. 피스갓제브에 산지는 벌써 33년째 . 거의 결혼과 함께 피스갓제에브에 살앗던것 같다. 그전에는 모샤브에 살았었는데 그때가 좋았다며 별얘길 다한다. 특별히 부모님이 이미 세상을 떠나서 슬프다며 나에게 부모님 살아계실때 자주 뵈라는 말도 한다. 나도 그러고 싶다. 자녀들은 두주에 한번씩 오는데 그게 좋단다. 자신도 한주는 쉬어야하지 않겠냐며 .. 자녀들 오는 것도 좋지만 왔다가 가면 더 좋다고 ..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다들 하시는 말이다.


그렇게 이말 저말 하다보니 벌써 마카네 예후다다. 평소같으면 안데려다주지만 오늘 금욜 아침은 한가해서 태워다준다며 호의를 베푼다. 내가 정말 감사하다. 나는 오늘 운이 좋았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물론 100세겔 택시비는 지불했다. 그는 내게 아랍 택시는 절대 타지 말라는 말도 했다. 아랍인들은 돈가지고 흥정한다며 절대 타지 말라는 말까지 한다. 것도 맞는 말이긴 하다. 물론 아랍인들이라고 다 그런건 아니지만 말이다.


그렇게 금요일 오전 . 친한 사모님들과의 모임에 10분만 지각을 했다. 오히려 다른 사모님은 아직 오고 있는 중이다. 살다보면 이런 럭키한 일도 있어야 살맛이 나는것 같다. 그 택시기사도 오늘 정말 호의를 베푼것에 스스로 만족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땡스 갓 . 늘 이 땅에는 우리를 돕는 천사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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