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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도의 그리스인 (그리스 뵈뢰아이서)

by 이스라엘 이영란

본도의 그리스인 (그리스 뵈뢰아에서 )

그리스 뵈뢰아의 사도바울이 복음을 전한 것을 기념하여 만든 재단에 가면 맞은편 가게 직원이 건너와 종이를 한장씩 나눠주며 가게에 오라며 안내표시를 한다. 무엇보다도 장거리를 오다보니 가장 급한건 화장실인데 그 가게에 화장실이 하나있어 순례객들은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그 상점에 들어가곤한다.


오늘도 손님 몇분이 화장실이 급하다하셔서 서너명을 모시고 들어갔다. 물론 들어가면 의례 기념품 하나 정도는 사주는게 예의다. 둘러보는척만 할수도 있지만 말이다.


이것저것 만지작 거리다 보니 본도(Pontus)라고 씌여있는 열쇠고리들이 많다. 본도라고 많이 씌여있눈데 본도에서 만든건가요? 왜 이런게 여기에 있나요?

직원은 그렇다고 하며 자신도 본도 사람이라고 말한다.

본도는 흑해 주변 터키 땅의 도시다. 몇년전 본도에 다녀오면서 본도에 대해 공부했었다.


본도는 폰투스라하여 고대 강력한 왕국중 하나였다.

그리스에서도 곡물을 이곳에서 들여올 정도로 매우 비옥한 땅이다. 시저가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그 명 대사를 남긴 곳이 이 본도와의 전투후에 승전고를 보낸 곳으로도 유명하다. 흑해를 둘러싸고 있어 곡창지대이며 이곳에 터키 차도 유명하여 이곳 차를 사오기도했다. 그리스가 독립하면서 터키 땅에 있는 그리스인들이 그리스로 돌아오고 터키인들은 터키 땅으로 돌아가는 인구 교환을 통해 그리스인들은 정든 땅을 떠나 그리스 여기저기에 들어와 살고 있다.


베뢰아는 바울이 데살로니가의 유대인들에게 쫓겨나 피신한 곳이었다. 베뢰아에 있는 사람들은 데살로니가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너그러워서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고 이것이 그러한가 하여 날마다 성경을 상고하였다.

그 중에 믿는 사람이 많고 또 헬라의 귀부인과 남자가 적지 아니하였다.


그래서인지 베뢰아에 가면 참 마음이 평안하다. 그리스가 대도시 빼고는 다 시골스럽지만 이 마을도 그러하다.

여전히 베뢰아는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베뢰아에는 바울의 제단 말고 진짜 유대인 회당이 강가에 남아있다. 오히려 이 바울의 제단보다는 이곳 회당에서 바울이 말씀을 전하지 않았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 회당은 비어있고 박물관이되었다. 나찌가 들어와 모든 유대인을 다 잡아가는 바람에 이곳엔 남아있는 유대인이 없다. 학생들의 책상과 책 . 예루살렘 사진 등 의미있는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 무엇보다도 2천년전 바울이 방문했을 거라는 생각에 기독교인들도 많이 찾아오기도한다.


문득 바울을 도왔던 본도 사람 아굴라와 브리스길라가 떠올랐다. 본도 사람인 그들은 천막 만드는 사람들이라 바울과 함께 고린도의 한 제전때에 천막을 만들어팔며 수익을 얻곤했다. 문득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도 이렇게 뵈뢰아에서 상점을 하는 본도 사람처럼 이렇게 본도 물건을 만들어 팔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본도를 그리워하는 그녀의 마음이 이 작은 장식품안에 고스란히 새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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