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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라엘 이영란 Dec 13. 2022

욤 아쌀 우 욤 바쌀;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다.

50대 아랍어 도전기

아랍어 수업


아랍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랍어 책을 사서 혼자 재미로 공부하다 보니 단어 정도는 읽을 줄 알고 아랍어 간판을 보며 읽는 연습을 꾸준히 했다. 물론 어렵다. 아랍어 글자조차도 어렵다. 그래도 몇 단어씩 아랍 친구들에게 물어보며 조금씩 단어를 늘려가고 있던 터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어린아이처럼 하면 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외우면 되니 그냥 편하다. 아랍어 책 읽으면서 스스로 터득해 나가는 것이  뿌듯하기도 하고 그냥 자기만족이긴 하다. 가끔 유대인들 한국어 하는 친구들 보면 그냥 유튜브 보고 배웠어요 드라마 보고 따라 했어요 하듯 말이다.


지난번 월드컵  축구 중계를 하는데 베들레헴 아랍 지역에서 보느라 아랍어 중계방송을 듣게 되어다. 코리아 즈누비 (남한)이라고 발음하는 것만 들렸어도 아는 단어만 나와도 그렇게 좋다. 언어를 배우는 재미다. 마치 어린아이가 처음으로 읽고 쓰는 걸 배우며 신기해하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다른 언어랑은 다르게 아랍어 문자는 참 읽기 힘들고 쓰기도 힘들다. 6년 내내 아랍어를 배우고 거의 만점을 받은 유정이도 내가 배우고 있는 아주 단순한 문장을 읽는대도 버거워한다. 엄마 내가 6년을 아랍어를 배웠는데 이렇게 읽기가 어려워..


또 아랍어는 쓰는 것과 일상 언어가 달라서 아무리 배워도 입 뻥끗 못한다. 몇 단어 기억하는 것이 없다. 다행히 히브리어를 먼저 배우고 나면 비슷한 단어들과 문법이 많아 조금 더 수월해진다. 내가 히브리어를 배웠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말이다.


새로움에 도전한다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다.

내가 이번에 아랍어를 배우게 된 배경은 이러하다. 독일에서는 매년 고3 졸업한 학생들이 전 세계로 발런티어를 나간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군대가 없어진 독일에서는 학생들이 군에 가는 대신 발런티어를 해서 대학 입학에 필요한 보너스 점수를 얻게 된다. 그래서 많은 독일 젊은이들이 해외로 나간다. 그중엔 한국에 가는 친구들도 있다.


우리 교회가 독일 교회당을 이용한지는 거의 13년째다 그동안 독일 목사님들이 두 분이 바뀌었고 지금 세 번째 목사님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독일 교회 목사님 사모님 그리고 특히 매년 바뀌지만 열쇠를 쥐고 있는 이 발런티어들과 친하다.


이번에도 새로운 친구들이 왔는데 유정이보다 어린 친구들이니 딸 수준이다. (다행히 손자 손녀 수준은 아닌 게 다행이다.) 이번에 온 친구들과는 바자회와 올리브 추수 일로 많이 친해졌다. 그중 카페와 교회 예배당에서 일하는 친구 타디나와 무척 가까워졌다. 마침 가자에서 온 어린 친구와 그 엄마가 예배당에 왔었는데 한국을 정말 좋아한단다. 그래서 이것저것 이야기 하며  선물을 줬더니 그게 매우 인상적이었나 보다 자기도 하나를 골라 아랍 친구에서 선물을 한다. 그렇게 우리는 친해졌다.


 한 학생이 아랍어를 배우고 있다는 말을 했다. 물론 매년 독일 친구들이 매주 아랍어를 일 년 배우고 간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같이하진 못했다. 함께 배울 정도로 친하진 않았기에 말이다. 물론 타이밍도 맞질 않았다. 나도 아랍어를 배우고 싶다 하니 어린 친구가 그럼 배우러 오라고 같이 공부하잔다. 자기가 아랍어 선생님께 여쭤봐 주겠다며 말하더니 다음 주에 연락이 왔다. 와도 좋다고 허락받았다고.. 그래서 용기를 내어 합석하기로 했다.


함께 올리브 추수를 한 남편에게도 오라 하고 매우 친근감 있게 하기에 남편도 같이 가기로 했는데 그날따라 광야 가고 아는 분 만나느라 늦는다. 나는 그래도 처음 약속한 거도 너무나 배우고 싶던 언어다 보니 남편 없이 그냥 혼자 가기로 했다.

그날 나는 가뭄에 내리는 빗물을 담듯  얼마나 배움이 던지.. 흥얼거리며 배웠다.


사실 유튜브로 마하라는  팔레스타인 여성이 가르치는 수업을 반복적으로 듣기도 했고 어린 아랍 친구들과 시간 되면 가르쳐 달라  몇 번 만나기도 했다.. 두세 시간 만나  아랍어 수업 배우고는 그만뒀던 터다. 가끔 가이드로 만난 아랍 기사에게 아랍어 단어를 조금씩 물어 배우기도 했다.


그래도 사는 동안 귀동냥으로 들어본 단어들이 있기에 아랍어 수업이 그렇게 재밌을 줄이야. 아마  첫 수업에 배운 단어들은 평생 기억에 남을 듯하다. 이미 두 달을 먼저 시작한 터였는데도 따라가기가 어렵지 않았다. 혼자 아랍어 알파벳은 이미 터득했기에 말이다. 이미 읽는 건 알고 있다.  (수업은 한주에 한번 한다) 유투브 마야 수업과 아랍 친구들 몇 번 수업이 많이 도움이 되었나 보다.


그렇게 시작한 아랍어 수업이지만 매주 금요일이 되면 늘 일이 생긴다. 한 달 네 번 수업에 두 번도 버겁다  . 매번 해외에 갈릴리에 나다니니 늘 바쁘다. 겨우 이번 주에 시간이 되어 참석하려니 아뿔싸 독일 친구들 휴가란다.

수업을 빠진다고 돈을 안 내는 게 아니다 보니 더 아깝고 아쉽다. 그래서 개인 수업을 요구했다 이번에 수업 빠지는 건 내 탓이 아니기에 말이다.


선생님(아랍어로 우스타즈 )이 만날 시간은 없고 영상으로 수업하잖다. Skype를 연결하여 수업을 하자고 제안한다. 그 시간이 얼마나 기다려지는지. 이미 학교를 졸업한지는 꽤 되었지만 히브리어 배우고 유학하느라  그래도 30대 중반까지 학교에 다니긴 했다. 거기다 가이드 스쿨 수업  배우느라 2년 배운 기간도 어찌나 즐겁던지...  물론 시험 치르는 건 다른 문제지만 말이다. 뭐든 배운다는 건 즐겁지 아니한가.


스카이프로 개인 교습 2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물론 배우기 전에 이미 엄청 복습하고 미리 예습하며 젊은 학생들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우 쉬운 단계라 더 재밌는 것 같다. 어려워지면 따분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한 단계 한 단계 딛고 올라가다 보면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고 지경이 넓어지고 새로운 세계가 열리리라고 본다.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가장 좋은  좋은 표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세계관과 언어 표현이 있다는 점이다. 더 많이 배워봐야 하겠지만 요즘 배운 아랍어 좋은 표현을  올린다.


1.  아쌀 우 욤 바쌀

욤은 날을 뜻하고  아쌀은 꿀 우는 그리고 바쌀은 양파다. 바로 꿀처럼 단 날도 양파처럼 쓴 날도 있다는 이다. 우리말 속담에는 어떤 속담이 있는지 갑자기 떠오르지. 않는군..




이제부터 기회 되는 대로 아랍 선생님에게 배운 아랍어들을 올릴 예정이다.


오늘은 그리스로 여행을 떠난다.

어제 유튜브로 그리스어 인사말 정도 예습했다. 요즘은 유튜브가 잘 되어 있어 헬라어 알파벳은 이미 공부해둔 터다. 지난번 여행에서 장신대 교수님과 함께 갔는데 역시나 헬라어를 아시는 분이라 보는 시각가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짐을 깨달았다. 성화에서도 예수님이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도 보고 성화가 누구를 뜻하는지도 유심히 게 된다. 그림뿐 아니라 글자로 말이다.


그냥 단순히 알파벳만 읽을 줄 알아도 세상이 달라진다. 아자 아자 배우자 배우자.. 나의 50대 청춘을 빛내기 위하여 도전하자. 파이팅.


---50대를 아름답게 보내고자 노력하는 일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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