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성지순례 이야기

by 이스라엘 이영란

80에도 성지에 오는 분들

가장 나이 많은 85세 치과 의사 선생님은 은퇴하시고 지금은 기독 사진회를 만들어 사진을 찍으시는 아마츄어 작가시다. 가장 나이가 많으신데 가장 활발하시다. 가장 키가 작으신데 무거운 베낭과 무거운 사진기를 들고 다니신다.

같이오신 아내권사님은 불만이 많다. 비가 오면 우산을 사서 아내를 씌워주는게 아니라 카메라 젖을까 노심초사다. 아내를 사진 찍어주는가 싶더니 빨리 비키란다. 경치 찍으려니 사람이 거추장스럽다.

맨날 서로 투덜 투덜 사랑 싸움이다. 애정이 없는건 아닌데 서로 늘 티격태격. 우리내 부모님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같이 온 권사님들은 남편 없어 좋다고 자유로워한다. 종달새 소리내듯 재잘재잘 초등학교 교실처럼 들썩인다. 밤마다 옹기 정기 한방에 모여 앉아 수다떠시는 모습이 여고생들같다.


어떤 분들은 50년을 같은 교회에서 자라 서로 모르는게 없을 정도다. 참 교회 친구가 대단하다.

우리 부모님도 교회 친구와 참 가까우시다. 신앙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관계. 예수님의 사랑을 서로 실천하며 고민을 함께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던 친구들. 고향친구나 학교친구랑은 또다른 친밀감이다.


80대 순례객들이 오니 60세 권사님들은 젊은 측이다. 회계를 보고 아픈분 간호에 입술이 다 부르튼다. 갑자기 아픈 분들 덕에 저녁에 약국가는게 일이다. 그 덕에 팔에 두르는 멀미약도 알게 됬다.

뭐든 알아서 나쁠건 없다.


이번에 오지 않으면 평생 기회가 없을거라 오신 분들 . 이란 사태에도 비행기 폭파에도 더이상은 미룰수 없어 마음먹고 오신 분들. 같은 기간 푸틴 대통령 방문으로 오히려 안전한 여행이 보장돠었다. 푸틴이 있는 이스라엘에 로켓을 날릴수 있는 나라는 없다.


첫날 비가 오는 에루살렘을 하루 종일 걸으며 시작한 순레길 . 첫날부터 이렇게 힘든 여정을 어떻게 끝내나 싶더니 벌써 마지막 날이다. 순례길도 인생길과 같다. 하루하루 힘들지만 보람있는 길들.


우리는 많은 순례객들을 맞이 하지만 일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많은 분들의 순례길 을 온 정성을 모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남은 우리는 이곳에서 더 영성을 키우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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