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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라엘 이영란 Apr 03. 2023

공기놀이

딸과의 한 때


공기 놀이 2014년 일기


유정이와 공기를 했다 


아무리 딸이라도 공기만 잡으면 승부욕이 생긴다 


딸도 자기 친구에게 하듯 나에게 이기려고 방해 공작도 한다 


" 엄마 엄마랑 공기를 하다니 " 


"무슨 소리야? 엄마랑 공기하는게 그렇게 좋아?"


" 응 좋아 내 머리가 지금 샤호르( black)이 되었어 엄마가 내 엄마라는게 신기해" 


" ? 무슨 소리야?"


" 할머니 보면 내 할머니라는게 신기할 거 같아"


 


가끔 나도 발이 커진 유정이를 볼 때 얘가 언제 이렇게 컸지? 하며 새삼 놀랄 때가 있다 .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을 가만히 옆에서 보면 어린 유정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마냥 어리게만 느껴지던 우리 아들 딸이 언제 이렇게 컸는지 나도 낯설 때가 가끔 있다 아니 낯설다기 보단 오히려 한 청년으로 믿음이 간다는 말이 더 어울릴것 같다 .


 


유정이도 그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마냥 커보이던 엄마가 이젠 자신의 친구처럼 느껴진게 아닐까? 


 


이젠 내가 눈 높이를 안맞춰도 아이들이 내 눈 높이에 올라와 있다 . 


이제 우리가 서로 맞추지 않으면 어쩌면 아이들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다 . 


 


하지만 우리가 함께 한 곳을 바라본다면 우리가 계속 함께 할 수 있지 않늘까 하는 바램이다. 


 


예전 대학교 교수님은 바이올린하는 딸을 유학보내고는 그 그리움에 눈물 적시는것을 본 적이 있다 . 


하지만 미국의 음대 교수가 된 딸은 교수님의 정년 퇴임식에 첼로하는 사위와 함께 삼중주로 멋진 음악회를 열었다. 


참 부럽고 모범적인 가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 


우리는 자녀들과 무엇을 바라보는가? 


우리는 자녀와 무엇을 함께 하는가? 


 


가스펠 중에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 이라는 곡이 있다 


 


(아버지 당신의 마음이 있는곳에


나의 마음이 있기를 원해요 ----생략 )


 


나는 세상 끝날까지 우리 아이들과 나의 어머니와 나와 함께 한 모든 이들이 아버지가 바라보는 영혼을 함께 바라보고 싶다 . 


그리고 아버지 당신이 울고 있는 그 땅에서 함께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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