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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라엘 이영란 Apr 03. 2023

아내의 변신(남편 시점)

초보 운전

아내의 변신

동기목사들을 만나면 부러운 것 중에 하나가 와이프가 운전해주는 것이다. 


가끔 서울에 가면 밥사준다며 가자해서 가는데 사모님이 척척 식당까지 운전해 간다. 


어디 장거리에 동승하면 사모님과 교대로 운전해 가는 것이 아닌가. 


내 아내는 언제 이렇게 해줄까. 


하필이면 나의 목/어께통증으로 제일 힘든 것이 운전이다. 


 


아내가 오학년에 접어드니 이젠 끝이구나 했다. 


근데 헌재가 운전을 하고 유정이가 운전을 하기시작하면서 아내가 오기가 들었나보다. 


30년 넘는 장롱면허를 꺼내더니 운전은 절대 남편에게 배우지 말라는 금언을 깨고 나에게 운전을 가르쳐 달란다. 


그래 해보자. 


하도 답답해 내 성질 다부리니 울기를 몇번.


좀 운전해보겠다고 해서 가까운 촬영지에 가는 동안 좀 몇마디 했다고 갑자기 서럽다며 한켠에서 울고 있으니 이날 촬영은 그냥 끝났다.


그러고도 배우는 주제에 화를 내니 그냥 내리라며 걸어오게 하거나 내가 내리기를 몇번. 


 


오늘 아내가 브엘세바까지 완주를 했다. 


아스돗 텔에글론 시글락 브엘세바 맛집 그리고 가드(텔짜핏)까지 쭉 돌았다.


운전을 하니 기침도 안나고 기분도 좋단다. 


내게도 꿈같은 시대가 온 것이다. 


아예 가끔 이렇게 멀리 좀 나왔으면 좋겠단다. 


이 얼마나 바라던 바인가. 


내 삶에 기적같은 일상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친구들이 와도 아내가 다 해줄 듯하다. 


 


아내가 바라는 것은 딱 하나다. 


어디 멀리오면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뭐좀 먹자는 것이다. 


그래서 브엘세바 먹거리에서 안트라코데 얇게 썰어만든 햄버가집에 왔다. 


지난번 헌재 면회 왔을 때 사준 것을 기억해나보다. 


주문한 음식 기다리는 설레임에 그 먼 거리를 운전하고도 신이 나나보다. 


 


이제 지중해권 나라로 성지촬영을 가도 두려움이 없다. 


얼마나 분위기좋은 카페들이 많은가. 


2022년 새해 벽두부터 힘이 솟는다. 


아내는 이제 국제운전 드라이버가 되는 것이다. 


밤새 목감기로 침삼키기가 힘들전도의 긴밤을 보냈는데도 아침에 커디션이 좋다. 


아내가 운전을 해주니말이다.


(남편의 글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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