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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라엘 이영란 Apr 29. 2023

신발

선물

김삼환 목사님은 우리 가족에게는 부모님과 같은 분이시다 .2000년도 초에 그분을 뵈었으니 아마도 18년정도 된듯하다. 목사님은 늘 나의 첫인상을 기억하고 말씀하신다. 그 땐 그렇게 예뼜는데 요즘 성지가 좋다 촬영다니다가 얼굴이 변했다는 말을 하신다. 칭찬이려니 하고 듣고 있다. ^^

늘 격려해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고마운 분이시다.

우리는 이스라엘에서도 꼭 명성교회 새벽 예배를 듣는다.  목사님이 할렐루야 하시는  목소리만 들어도 은혜가 된다.


이번에 목사님이 손자와 같이 오셨다. 늘 잘해 주시는 목사님이 오셨기에 헌재에게도 휴가를 내라고 권했다. 다행히 이삼일 휴가를 낼수 있어 함께 갈릴리를 여행할 수 있었다. 헌재는 손자와 같은 방을 사용했다. . 비슷한 나이 또래의 두 청년이 함께 지내는 모습이 내 눈에도 그리고 목사님 눈에도 흐뭇해 보였다.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두 청년에게 갈릴리 호숫가에서 기도해 주시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 미래가 밝다.


목사님을 가깝게 뵈오긴 했지만 이렇게 적은 인원이 함께 여행하기도 처음이다. 매일 매일 새벽기도를 하시고 매일 매일 기도하시고 성경 보시는 모습을 가까이서 뵐 수 있어 참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목사님은 이강근 목사를 무척 총애하신다. 장난기 있고 정많은 내 남편은 목사님께 정말 친근하게 대한다. 그리고 서로 늘 웃으신다. 그렇게 즐거워 하실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큰  어르신이라 조심조심 행동하게 된다.

늘 고개숙여 인사하고 한마디 말이라도 정성스럽게 하려고 노력한다.


마지막날 예루살렘 성안에서 아르메니안 음식을 먹고 ( 라마단 기간이라 아랍인들이 다  예약이 되있어서 우리가 먹을 곳은 이곳밖에 없었다. ) 마밀라 쇼핑 거리를 거닐었다. 목사님이 옷가게도 들어가보시고 신발가게도 들러보신다.

" 이목사 , 내가 신발하나 사줄까 ? 골라봐 . "

하신다. 늘 광야를 다니고 쉴새없이 다니는 남편에게 마음을 담은 선물을 주고 싶으셨나보다. 이것 저것 보시더니 새로 나온 신제품을 사라며 골라주신다.

남편이 너무 기분 좋아 하며 하나 골라 신었다. 그래 며칠동안 목사님 모시고 다니고 성지가 좋다 촬영에  딱 맞는 선물이었다.


다음날 아침 새벽 기도 시간에 대여섯명 앉아 예배를 보았다. 같이 오신 목사님 한분이 퉁명한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 목사님 , 아니 같이온 저도 신발 하나 사주시지  않고요 ... " 목메이고 코메인 소리다. 누가 들어도 부러워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내가 갑자기 김삼환 목사님 목소리 흉내를 내며 " 너는 늘 나와 함께 하지 아니하느냐 " 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에서 큰아들에게 하는 말이다.


두 어르신들이 말없이 고개를 숙이시더니  갑자기 허허 웃으시며 함박 웃음을 지으신다.


아이고 내가 그 어르신들 앞에서  이런 말을 하다니  이스라엘에 살다보니 간이 부었나 보다.. ^^그래도 자상하게 웃어주시던 목사님의  모습이 떠올라 나도  빙그레 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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