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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라엘 이영란 Jul 20. 2023

이스라엘 유대인  저녁 식사 (샤밧 만찬)

장보기 와 샤밧 만찬

오늘 슈퍼에서  70은 되어 보이는 두부부가 먹을걸  엄청 사고 있다.  남편이 물건을 담고 계산대에 올리는 것도 다 남편이 한다.. 음 이것이 웨스턴 스타일인가?

이렇게.많은 양을 이 두 부부가 먹을리는 없고 .아이스크림에 콜라 사이다까지 사는걸 보니 아마도 집에 손주들이랑 아들 며느리 딸 사위가 샤밧날  오지 않을까 싶다.

금요일에 샤밧 만찬에 먹을 음식을 이미 수요일 부터 준비하는듯하다. 하긴  목요일에 준비하려면 모든 사람들이 샤밧음식 준비하느라 오히려 붐비니 수요일쯤 준비하는게 좋다.

유대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샤밧은 온가족이 만나는 날 손주들을 볼수 있는 날이라고 한다. 한주는  딸 가족이 한주는 아들가족이 번갈아 가며 오니 외로울 틈이 없다. 특히 한주는 친정에 한주는 시댁에 가는 것이 보기 좋아보인다. 그러고 보면 자녀들을 많이 두는게 부모로선 키울 땐 힘들어도 나중엔 좋아보인다.


대부분의 유대인들의 문화를 옆에서 지켜보다보니 이들이 얼마나 가정을 중요시 여기는지 알게 된다.   특히 샤밧저녁 식사를 매우 중시하는데 이 날은 대청소를 하고 샤밧 음식을 준비한다. 샤밧이 시작되면 노동을 하면 안되기에 그 전에 전부 준비해둔다.


몇번 샤밧 식사에 초대 받아 가기도 했는데 종교인들은 샤밧 만찬이 곧 예배에 가깝다. 축복 기도.해주고 샤밧 노래 부르고 샤밧날 읽는 구절을 읽고 구절에 대해 해석을 하기도 한다. 샤밧 만찬은 거룩한 의식이다. 샤밧날 저녁은 산책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 . 다 샤밧 만찬에 참여하는 것이다.


음식 준비하는건 쉽지.않다. 하지만 온 가족이 함께한다는 즐거움 . 그리고 그 시간 하나님께 감사하며 예배드리는 즐거움이 그들에게 있는것이다.


좀 지난 드라마지만 며느라기라는 프로가 요즘 유투브에 떠서 가끔 본다.뭔지 모르게 며느리 입장에선 며느리가 맞는것  같고 시어머니 입장에선 또 시어머니가 맞는것 같다. 직장 생활하는 며느리와 가정 주부 시어머니의 갈등이.보는 내내 불편하다.아직 내가.시어머니가 되보질 않아서 아직까지는 며느리 편이다. 내가 시어머니가 되면 바뀌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는 너무 일을 많이 하다보니 적어도 토일요일에는 쉬고 싶기도 하고 아이들도 밖에 나가 외식하고 싶어하는건 당연하다. 유대인들도 가끔 보면 호텔에서 샤밧 만찬을 할 때가 있다.. 그 많은 양을 준비하느니 차라리 같이 호텔에 투숙하며 함께 기도하고 식사를 나누는 것이다. 그렇게라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좋고 즐거운 일인가?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그리 선하고 아름다운지요  .


오늘 독일 수요 모임에 한식을 대접했다. 일년에 두번정도하는데 사실 교회 예배당을 마음껏 사용하는데 대한 고마운 마음에서 하고 있다. 이럴때 서로 만나서 교제도 하고 우리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한식 대접하니 우리도 좋기도하다. 사람들이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말이다. 특히 돼지고기 좋아하는 독일 사람들이 이스라엘에서 돼지고기 파는 곳조차 모르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 돼지고기를 먹으면서 이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며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독일 사람들도 타국에 와서 서로 이렇게라도 서로 만나 교제하는 것이 매우 뜻깊은 시간이 되는것 같다. 우리도 그렇지 않은가 이스라엘에 와있지만 한국인과 만나 한국어로 대화하며 교제하는 것이 얼마나 좋고 안정감이 있는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가족에게도 샤밧은 참 의미있는 시간이며 계속해서 의미있는 시간이 될것이며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아이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갖고 자녀들이 우리 집을 방문할 때 나는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바로 음식인것이다. 특히 이스라엘에서 제대로 된 한식당 하나 없는 이곳에서 얼마나 엄마의 한식이 그리울까.

이미 두 자녀들이 군대에 있을 때 주말마다 와서는 엄마 음식을  고대하고  좋아하던 아이들이다. 나도 그래서 더욱 더 잘 채려주려 했다.


우리도 한 5년에서 10년 사이에는 자녀들이 출가하고 손주들과 함께 올 날이 곧 오겠구나 .. 그날이 오게되면 나는 적어도 유대인들처럼 샤밧만찬을 준비하고 자녀들과 함께.하나님께 감사하며 저녁을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함께 교회에 가고 그렇게 신앙 생활을 이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이다. 70이 되어도 장을 보고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노동이.아닌 기쁨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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