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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의 버려진 의자

버려진 의자

by 이스라엘 이영란

버려진 의자

집앞 계곡도 광야같다.

계곡이 푸른 초장이 되면 풀이 무성해져서 어느길로 가야할지 막막하다. 비가 오게 되면 시냇물이 흐르고 물길은 광야 계곡길을 끊어 놓기도한다. 광야 숲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은 뱀이다

숲을 지날때는 지팡이 같은 걸로 헤치며 지나야한다.


광야 계곡길에서 풀이 헤쳐져 있는 길은 노루들이 지나간 자리다.

우리에게 길을 만들어 주지만 여기 저기 나있는 길은 어디로 가야 우리집 쪽인지 늘 헷갈린다.

어느날 부턴가 누가 버린 의자 하나가 빗물에 쓸려 내려온건지 계곡 근처에 넘어져 있다. 이 버려진 의자를 보고 우리 집 방향을 찾아가는 습관이 생겼다. 우리집으로 가는 이정표가 되었다.


건축자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듯 .

누군가 버린 의자 하나도 우리에겐 길을 안내하는 큰 힘이 된다.


누군가 먹다 버린 씨앗에서도 생명이 자라기도 하고

바람에 날려온 씨앗조차도 생명을 틔우니.

아무도 바라볼것 같지 않은 인생의 뒤안길도 밝을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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