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질문에서 시작된 리더십
나는 그날, 무언가에 잘못 들어온 기분이었다.
남편의 추천으로 등록한 ‘코칭 전문가 양성과정 11기’ 입학식.
코칭?
정확히 말하면, 코칭의 ‘코’ 자도 모르고 시작한 수업이었다.
좋다길래, 나도 한 번쯤 해봐야지.
그 마음 하나로 앉아 있던 입학 첫날,
나는 종이 한 장을 건네받았다.
11기 동기 명단.
처음엔 그냥 훑었다.
그런데,
문자 하나하나가 점점 내 심장을 조여오기 시작했다.
국내 대표 전자기업 부사장.
글로벌 반도체 기업 부사장.
중앙 금융기관 국장.
국내 대표 철강회사 고문.
글로벌 제약사 대표.
글로벌 가전회사 책임자.
지금껏 수없이 듣기만 한 거대한 회사들과
반짝이는 직함들.
그 속에 나는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명함조차 없는 입시 과학 강사.
내가 적힌 이름 하나가
유난히 낯설게 느껴졌다.
‘여기에 내가 왜 있지?’
명단을 덮고 나서도
내 안의 질문은 계속 맴돌았다.
“내가 여기에 있어도 되는 사람일까?”
“이 사람들과 똑같이 코칭을 논할 수 있을까?”
“…아니,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하지?”
낯설었지만, 낯선 만큼 선명했다.
나는 그 자리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빨리 중심을 잡아야겠다고 느꼈다.
그 순간, 나는 결심했다.
“움직이자. 내 방식대로 존재하자.”
나는 입시 강사다.
공부가 나의 일이고, 학습이 나의 언어다.
그래서 ‘학습위원장’ 자리에 자원했다.
그 순간부터
내 리더십은 작은 파동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조용하게,
그러나 누구보다 진심으로.
그리고 나는 배웠다.
리더십은 자격이 아니라
의도와 진심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라는 걸.
내가 백 걸음을 걷지 않아도,
백 걸음을 걷겠다는 마음의 자세만으로
사람들은 이미 내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는 스펙이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한 걸음을 백 번 걸을 각오와,
그 마음을 전하는 감각이 있었다.
그리고 그 감각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나를 리더의 자리로 데려다주고 있었다.
이 글은 《스펙 없이 대기업 임원 리드해봤니?》의 프롤로그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말 위의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크기보다 중심, 말보다 감각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함께 나눌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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