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직면하는 두려움과 내면의 힘
발레 수업에서
나는 늘 거울 앞에 선다.
그것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움직이는 나를 바라본다.
미운 나든, 부은 나든, 예쁘지 않은 나든—
그 모든 나를 피하지 못하고 마주한다.
거울은 참 정직하다.
어떻게 서 있는지,
어디가 흐트러졌는지,
몸의 중심이 무너졌는지,
숨김없이 드러난다.
그 불편함을 견디는 것이 발레 수업이다.
그리고 그건, 리더십 훈련과도 닮아 있다.
누군가의 앞에 선다는 건,
거울 앞에 서는 일과 본질적으로 같다.
숨길 수 없는 나를 보여줘야 하니까.
발레 선생님의 시선은 겉모습을 지나
내 안의 뼈대로 향한다.
“라인이 예뻐요”보다,
“중심이 똑바로 서야해요”라는 말을 더 중요하게 여기신다.
그러다 어느 날,
거울 속 나를 똑바로 보았다.
그제야 알았다.
문제는 '완벽하지 않음'이 아니라
흔들린 중심에 있었다는 것을.
발레는 완벽해지기 위한 훈련이 아니다.
오히려 미완의 나를 견디는 훈련에 가깝다.
같은 동작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나는 내 느림, 불균형, 미세한 떨림을 자주 마주쳤다.
그것이 나를 부끄럽게 만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게 나야’라고 말할 수 있는
내적인 힘을 키워줬다.
내가 내 중심을 정직하게 세울수록
동작은 자연스러워졌고,
감정은 움직임과 하나가 되었다.
그 찰나의 순간,
몸과 마음이 일치될 때
나는 가장 나답게 빛나는 순간을 경험한다.
그 짧은 순간을 위해
나는 매일 거울 앞에 다시 선다.
우리는 흔히 “나를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머리로만 안다.
감정, 패턴, 중심, 반응—
그 모든 것들이 감각과 연결되지 않으면
자기 인식은 허공을 떠도는 사고에 불과하다.
발레는 나에게
“감각적으로 나를 인식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머리로가 아니라,
거울 앞의 몸으로.
그렇게 나는 나를 알게 되었다.
나는 거울 앞에서
‘중심을 지키는 리더’의 의미를 배웠다.
리더는 무대 위에 선다.
보여져야 하고, 완벽해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나는 안다.
중심만 지킬 수 있다면, 흔들려도 괜찮다.
라인이 어긋나도,
타이밍이 늦어도,
진심만 있다면
그건 곧 나만의 선이 된다.
나는 더 이상 잘 보이려 하지 않는다.
나는 깊이 연결되기를 원한다.
내 안의 진심과,
타인의 본질과.
그리고 나는 안다.
그 본질은 늘 그자리에 있었고,
내가 너무 바빠서,
내가 너무 두려워서,
외면하고 있었을 뿐이라는 걸.
거울 앞의 시간은
내게 가장 외로운 시간이자,
가장 고요한 성찰의 시간이었다.
그 안에서 나는
완벽해지려는 욕망과
그럴 수 없음을 인정하는 용기 사이에서
매일 줄타기를 했다.
그러나
그 줄 위에 서 있는 내 모습마저도
점점 더 사랑스러워졌다.
어설퍼도 괜찮다고,
흔들려도 괜찮다고,
조금 늦더라도 중심만 놓치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나만의 선이 된다는 걸
몸이 먼저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
본질은,
거울 앞에 스스로를 직면할 용기를 가진 자만이
비로소 볼 수 있는 것이다.
예고편: 다음 편은 '리더는 루트를 짜는 사람이다' 입니다.
클라이밍에서 배운 리더십성찰에 대해 얘기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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