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말을 타며 리더십을 배우다

“진짜 리더는 손보다 중심으로 말한다”


나는 말을 오래 탔다.

처음엔 단순히 우아해 보이고 싶어서였고,

나중엔 그 위에서 느껴지는 생명력과 긴장감에 중독됐다.


말은 크다.

생각보다 훨씬 크다.

기승자인 나는 작다.

기술로는 도저히 통제할 수 없을 만큼의 힘이

내 앞에서 생생하게 꿈틀거린다.


말을 탈 때, 가장 먼저 배우는 건

“손으로 끌지 말고 중심으로 리드하라”는 것이다.

손으로 말의 입을 당기면 거칠어지고,

허벅지에만 힘을 주면 말이 화를 낸다.


진짜로 말을 움직이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균형—

엉덩이의 무게, 리듬의 일치, 긴장과 이완의 미세한 조율이다.


나는 이 원리를 나중에야 깨달았다.

‘내가 하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말이 나를 허락해준 것이었구나.’

그건 말 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조직에서, 코칭 현장에서, 커뮤니티 안에서—

나는 늘 ‘작은 기승자’였다.

직급이 높은 사람들, 더 많은 자원을 가진 사람들,

조직을 쥐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명함조차 없는 존재였다.


그런데도, 묘하게도

조직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의 원동력은

내가 끝까지 놓지 않는 중심의 무게

내 온몸으로 버텨낸 중심, 리듬, 조율이었다.


승마는 내게 말해줬다.

“리더는 더 커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 정확한 중심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은 생명체다.

나도 생명체다.

서로 민감하고, 조심스럽고, 불완전하다.

한쪽이 흔들리면 다른 한쪽도 즉시 반응한다.


이건 말과 기승자의 관계이자,

조직과 리더의 관계이기도 하다.

말은 내가 긴장하면 긴장한다.

내가 불안하면, 그 불안을 그대로 받아낸다.

내가 안정을 유지할 때,

비로소 말도 순응한다.


말은 기계가 아니다.

사람도 조직도 마찬가지다.


가장 황홀한 순간은,

말과 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일 때였다.

속보와 구보, 구보에서 경속보로 넘어가는 그 찰나에

말과 나의 중심이 일치하면,

나는 힘들이지 않고도 말 위에서 가볍고 자유로워졌다.


그순간, 말과 나는 혼연일체였다.

아무 힘도 주지 않았는데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나는 그걸 감각적 일치라 부른다.

말 위에서, 그리고 사람 사이에서

그 일치의 순간은 신뢰와 존재감으로 나타난다.


나는 작은 기승자다.

하지만 중심만 정확하면,

말은 내게 길을 내어준다.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조직이 거대할수록,

리더는 존재의 무게로 말해야 한다.


지시보다 중심,

목소리보다 감각,

힘보다 리듬.

크기보다 진동수가 더 큰 힘을 만든다.


나는 리더로서

말 위의 기승자처럼 살아왔다.

손보다 중심으로,

말보다 존재로,

리더는 그렇게 움직인다.



다음 편은 거울 앞에 선 나의 이야기입니다.
발레는 나를 아름답게 만들기 전에,
먼저 나를 직면하게 했습니다.
거울 속의 표정, 몸짓, 숨소리까지—
그 앞에서 나는 리더로서의 나를 얘기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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