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리더는 루트를 짜는 사람이다

감각과 지속성, 그리고 섬세함으로 올라서는 법

클라이밍은 높이 올라가는 운동이 아니다.

그건 끝까지 견디는 운동이고,

나만의 루트를 짜는 운동이다.

누군가 이미 정해둔 길이 있긴 하다.

같은 벽, 같은 색깔, 같은 난이도의 코스.

하지만 잡는 순서도, 몸을 비트는 각도도,

발을 어디에 디딜지의 선택도,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왼손으로 가고,

누군가는 오른발을 먼저 뻗는다.

그리고 누구도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게 클라이밍이다.

나만의 루트를 만들어야 올라갈 수 있다.


리더십도 그렇다.

누가 했던 방식,

누군가의 정답,

경영 사례집에 있는 성공 공식이

내게 꼭 맞는 건 아니다.

나는 오히려

지금 나에게 맞는 길,

지금 우리 팀에게 맞는 호흡,

지금 이 순간에 필요한 균형이 무엇인지

몸으로 느끼며 올라간다.

그게 리더의 감각이고,

클라이머의 본능이다.


클라이밍은 온몸의 힘으로 오르지 않는다.

등과 팔의 힘도 필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손끝 하나, 발끝 하나다.

조금만 놓치면

균형이 무너진다.

크게 잡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잡는 것이 생존을 결정한다.

나는 그것을 배웠다.

힘으로 버티는 게 아니라

감각으로 버티는 법을.


어느 순간,

나는 클라이밍이 점점 ‘기술’이 아니라

‘감정’을 다루는 일처럼 느껴졌다.

어디를 잡을까?

지금 몸이 얼만큼 흔들렸지?

다음은 어떻게 연결되지?

그건 단지 손과 발의 움직임이 아니라,

나 자신과 대화하는 순간의 연속이다.

조금만 조급하면 미끄러진다.

욕심을 부리면 떨어진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간다.

침묵 속에서 나와 합의하며.


클라이밍에서 가장 신기한 건

올라가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려올 때가 더 중요할 때도 있다.

너무 무리하면 다친다.

힘을 뺄 타이밍을 놓치면

내려오는 길이 위험해진다.

리더십도 똑같다.

언제 비켜줘야 할지,

언제 말을 아껴야 할지,

언제 힘을 빼야 할지.

그걸 아는 리더만이

다치지 않고,

다치게 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갈 수 있다.


나는 클라이밍을 하면서

남들이 만든 길을 따르지 않았다.

나는 나의 길을 설계했고,

그 길에 온몸을 실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내가 세운 리더십의 방식이었다.


클라이밍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너의 루트는 너만이 안다.

조급해하지 마.

작게, 정확하게, 감각으로 가라.

멈춰도 괜찮아.

올라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야.”

그 말은

나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충분히 리더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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