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도착한 아침, 더 먼저 도착한 질문

서부도서관에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읽고

by 다움 김종훈 살뜻한 이웃

2, 4주 금요일 오전, 서부도서관 독서 모임에 늦게 들어섰다. 문을 여는 순간, 내가 늦었다는 사실보다 더 먼저 나를 붙잡은 건 책의 제목이었다.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라는 책이다.

사람들은 삶과 죽음의 관점, 죽음 앞에서 인간이 무엇을 깨닫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런데 나는 자꾸 질문이 다른 곳으로 흘렀다.


“어떻게 살아서, 선하지 못한 것을 고칠 것인가?”

삶과 죽음을 논하는 자리에서, 나는 이상하게도 ‘죽음’보다 ‘수정’에 마음이 갔다.

고치지 못한 것들이, 결국 죽음 앞에서 나를 붙잡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1. 한 사람의 죽음이 남기는 “삶의 질문”


근래, 안성기 ROTC 선배님의 죽음이 떠올랐다.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것은 그분의 업적이 아니라, 남편으로서의 삶이었다.

사람은 죽은 뒤에도 ‘이력’이 아니라 ‘태도’로 기억된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선명했다.


무엇을 이뤘는지보다,

가까운 사람에게 어떤 사람으로 남았는지가 남는다.


그 생각이, 오늘의 독서 모임과 겹쳤다.

이반 일리치는 사회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삶의 마지막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겪는다.

통증 때문만이 아니다.

관계의 빈자리 때문이었다.


2. “성공”이라는 도피, 그리고 고립이라는 대가


독서 모임에서 미원님의 블로거 글을 읽으며, 나는 자꾸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반 일리치의 삶은 “품위”와 “사회적 욕망”을 따라 쌓은 성벽이었다.

그 성벽은 단단해 보였지만, 재료는 가식과 우월의식이었다.


여기에서 나는 남의 이야기를 읽는 줄 알면서도,

어느 순간부터는 내 안의 질문을 읽고 있었다.


나는 “일”이라는 명분으로, 누군가를 밀어내지 않았는가


내 말투는 “정답”을 말하면서, 상대의 마음을 지우지 않았는가


나는 사랑을 ‘시간이 남을 때 하는 것’으로 미뤄오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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