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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개편의 구조적 딜레마와 국제 비교

SWOT–PESTEL 통합 분석을 통한 비판적·배려적

고교학점제 개편의 구조적 딜레마와 국제 비교

— SWOT–PESTEL 통합 분석을 통한 비판적·배려적 교육정책 성찰 —


초록(Abstract)

대한민국의 고교학점제는 2025년 전면 도입 이후 불과 반년 만에 개편 논의에 직면하였다. 제도의 본래 취지인 학생 주도 학습과 조기 진로 탐색은 입시제도와의 충돌, 교원 인력 부족, 지역 간 격차 심화 등으로 인해 왜곡되었다. 본 연구는 SWOT–PESTEL 통합 분석을 통해 고교학점제의 강점·약점·기회·위협을 진단하고, 정치·경제·사회·기술·환경·법제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또한 네덜란드·핀란드 등 국제 사례와 비교하여 한국 교육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탐색하였다. 연구 결과, 고교학점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입시체제와의 정합성 강화, △교원 확충과 지역 균형 지원, △진로교육 공공성 확보, △정책 일관성 제고가 필수적임을 확인하였다. 나아가 본 논문은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비판적 성찰과 배려적 사고에 기초한 교육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함을 제언한다.


Ⅰ. 서론

교육정책은 미래 세대의 삶을 설계하는 사회적 계약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에게 대학처럼 과목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자율적 학습을 가능하게 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되었다. 그러나 시행 반년 만에 ‘수술대’에 오른 것은 제도의 설계와 입시 현실 간의 괴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방증한다.

교사는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학생은 쉬운 과목에 몰리며, 학부모는 고액의 과목 컨설팅 시장에 의존한다. 이러한 상황은 정책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제기한다. 따라서 본 논문은 고교학점제 개편의 구조적 딜레마를 SWOT–PESTEL 통합 분석을 통해 진단하고, 국제적 비교를 바탕으로 비판적이고 배려적인 교육정책의 길을 모색한다.


Ⅱ. 연구 방법

.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방법론을 따른다.

SWOT 분석: 고교학점제의 강점·약점·기회·위협을 도출.

PESTEL 분석: 정치·경제·사회·기술·환경·법제 요인을 구조적으로 분석.

국제 비교: 네덜란드·핀란드의 학제 및 진로교육 모델을 참조하여 시사점 도출.

자료 출처: 교육부 개편 권고안 ¹), 교원단체 설문 ²), OECD³), UNESCO⁴) 등 공신력 있는 자료를 활용.


Ⅲ. SWOT 분석

1. 강점(Strengths)

학생 선택권 확대, 자기주도 학습 경험 제공.

교육부의 빠른 대응과 개선 노력.

출석 중심 개편으로 학생 부담 완화 시도.

행정 간소화를 통한 교사 업무 경감 가능성.


2. 약점(Weaknesses)

교원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

성취 기반 학습 보장 약화 우려.

입시제도와 학점제의 구조적 불일치.

목 쏠림과 학부모 사교육 의존 심화.


3. 기회(Opportunities)

융합형·진로 탐색형 교육으로의 전환 가능성.

대학 무전공제 확대와 연계 가능.

디지털 행정혁신의 촉진.

국제 비교를 통한 제도 보완 기회.


4. 위협(Threats)

졸속 정책 논란과 현장 불신 확대.

지역 간 교육 격차 심화.

내신 성적 급락 위험, 학부모 불안 고조.

수능 축소 및 대학 정책과의 엇박자.


Ⅳ. PESTEL 분석

1. 정치(Political)

정권 수명과 정책 수명의 불일치, 교원단체 반발, 국회·국가교육위원회의 갈등 구조.


2. 경제(Economic)

교원 확충 및 과목 다양화에 따른 대규모 예산 필요. 사교육·컨설팅 시장의 확대는 계층 불평등을 심화. 장기적으로는 교육의 질 제고로 사회적 수익 창출 가능.


3. 사회(Social)

학생은 내신·수능·논술·면접을 동시에 대비해야 하는 ‘공부기계’ 구조에 내몰림. 학부모는 고액 컨설팅 의존으로 불평등 심화. 자퇴와 학업 포기 위험 증대.


4. 기술(Technological)

출결·학생부 기록의 디지털화 가능. 그러나 AI 기반 행정지원이 교육적 진정성을 약화할 위험 존재.


5. 환경(Environmental)

농어촌 학교의 과목 개설 부족으로 지역 격차 심화. 이는 교육적 환경 불평등과 직결.


6. 법제(Legal)

학점제 졸업 요건과 출석 중심 개편의 충돌. 대학입시와 고교학점제를 잇는 법·제도적 장치 미비.


Ⅴ. 국제 비교

1. 네덜란드: 12~13세부터 직업·학문 트랙 분리, 학생 진로 결정과 제도가 일관성을 가짐⁵).


2. 핀란드: 무상교육과 등수 없는 평가, 학습자 중심 지원체제 확립⁶).


3. 한국: 입시제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학점제만 도입, 구조적 모순을 심화.


Ⅵ. 논의

고교학점제는 단순히 제도를 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무엇으로 정의할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답해야 한다. 비판적 성찰은 제도의 한계를 드러내고, 배려적 사고는 학생·교사·학부모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정책 설계로 이어져야 한다. 정책이 행정 효율성을 넘어 인간적 삶의 의미를 담보하지 못한다면, 학점제는 ‘선택권의 확장’이 아니라 ‘불평등의 재생산’으로 귀결될 것이다.


Ⅶ. 결론 및 제언

입시체제 개혁: 절대평가와 학점제가 조화를 이루는 평가 구조 마련.

교원 확충·지역 균형: 법·재정 차원의 교사 증원과 농산어촌 과목 개설 지원.

진로교육 공공성 확보: 사교육 대신 학교 중심 상담 체계 강화.

정책 일관성: 수능·대학 무전공제·학점제를 통합 설계.

결론적으로, 고교학점제 개편은 단순한 행정 조정이 아니라 한국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시금석이다. 국제 비교는 이 과제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교육 담론 속에서 공유되는 도전임을 보여준다.


참고문헌

교육부. 『고교학점제 개편 권고안』. 서울: 교육부, 2025.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고교학점제 관련 현장 교원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 서울: 한국교총, 2025.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24: OECD Indicators. Paris: OECD Publishing, 2024. https://doi.org/10.1787/69096873-en


UNESCO. Guidance for Generative AI in Education and Research. Paris: UNESCO, 2023. https://unesdoc.unesco.org/ark:/48223/pf0000386510

Ministry of Education, Culture and Science [Netherlands]. Secondary Education and Career Guidance in the Netherlands. The Hague: Government of the Netherlands, 2022. https://www.government.nl/topics/secondary-education

Finnish National Agency for Education. Education in Finland: Key Features. Helsinki: EDUFI, 2022. https://www.oph.fi/en/statistics-and-publications/publications/education-fin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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