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교육기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는 방법 (#3)

군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by 사선에서

군 교육과정에 대해 입교 전 어느 정도는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정을 수료해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입교 초기부터 마주하게 되는 생소함과 절망감은 당신의 열정적인 학습 의지를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내용은 보수교육이나 양성교육과정에서 거의 항상 발생하는 것들이니, 가볍게 읽고 “음… 교육과정이 그런 곳이구나?”라고 인식만 하면 된다. 마치 독감 예방접종처럼, 나중에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쉽게 회복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드는 시간이라 생각하면 좋겠다.


1. 누구나 초조해진다

모두가 열심히 공부해 온 것 같은데, 유독 나만 부족한 것처럼 느껴진다.

거기에 ‘내가 꼭 상위권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간절함이 더해지면 초조함은 더욱 커진다. 그런데 이 초조함은 상대적인 비교에서 더욱 상승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교육과정에 입교한 동기들이 나보다 여유 있어 보이고 초조해 보이지 않으면, 내 초조함은 가파르게 상승한다. 즉, 남의 여유로움은 나의 초조함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이 말은 곧, 내가 초조하지 않으면 상대가 초조해질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나만의 굳건한 의식과 여유를 찾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이는 나중에 ‘학습 시간 계획 편성법’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다.

나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


“시간을 지배하는 자는 절대 초조하지 않는다.”


기억하라. 당신이 초조하지 않으면, 당신 주변의 동료들이 초조해진다.


2. 밀림과 같은 곳이다

교육과정 초기에는 모두가 열심히 한다. 겉으로는 서로 잘 지내는 것 같지만, 자신만의 희귀성 있는 정보는 공유하지 않는다. 그곳에서 ‘배려’는 사치다. 밤새워 과제를 하고, 수업 시간에 졸지 않으려고 카페인 음료와 커피를 입에 달고 산다. 차라리 속 쓰림이 낫다. 적어도 졸리지는 않을 테니까.


이런 치열한 눈치 싸움 속에서 나는 점점 고립되고, 외로움도 증가한다. 때로는 부족함을 공부로 메워야 하는데, 동료가 술 한잔하자고 하면 이를 외면하자니 동료애가 끊어질까 두렵고, 술자리에 가자니 공부할 시간이 사라질 것 같아 갈등이 생긴다. 수많은 번뇌와 갈등이 이어진다.


대다수가 “그래, 내가 주중에 열심히 공부 했으니 주말은 쉬어도 되는 거지”라고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내가 왜 그랬을까” 하며 후회하게 된다.


몸에 열이 나고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는다. 주변에서 걱정해줘도, 가서 주사 맞고 약 먹고 잠에 취할까 봐 그냥 버틴다. 밤에 자는 것이 아까워 23시에 부대로 출근해 밤을 하얗게 새우기도 한다.


그들은 당신에게 수많은 유혹을 던질 것이다. 그 유혹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말 어이없게 당신을 욕하기도 한다.


당신이 생각했던 정의와 상식은 잠시 접어두면 된다. 그냥 교육기관만의 문화가 따로 있을 뿐이다. 그 문화가 생소하게 느껴지더라도 놀라거나 비판할 필요는 없다. 당신 역시 그런 행동을 하게 될 테니 말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행동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만큼 중요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너무 치명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3. 중요한 것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다

“교육기관에 입교하는 목적은 군사적 지식과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것이다. 성적이 그리 중요하냐?”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맞는 말일 수 있다.


당신이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더라도 군사 지식은 크게 향상됐을 수 있다. 하지만 자대에 복귀하거나 새로운 임지에 도착하면, 당신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대신 제일 먼저 묻는 건 이것이다.


“몇 등 했어? 우등상은 받았어?”


그때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남들 하는 만큼 했습니다”라고 말하면, 대부분은 그 말을 “대충 했구나. 공부 못했네”라고 해석한다. 반면 우수한 성적을 받은 이는 말하지 않아도 후광이 비칠 정도로 자긍심에 차 있다. 굳이 자기가 말하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이 대신 알려준다.


“A 중사는 이번 중급반에서 1등 했대.”


직설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교육기관에서의 결과는 결국 성적이다. 성적이 좋으면 좋은 대우가 따라오고, 그렇지 않으면 대우는 달라진다. 이 현실을 입교 전부터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내가 정신적으로 해이해지거나 힘들 때, 교육과정을 마치고 부대에 복귀해 신고하는 내 모습을 자주 상상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꾸준히 학습 의지를 바로잡을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의외로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결국 후회한다.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따라서 교육과정에서 좋은 성적을 목표로 했다면,

초조해하지 말고,

교육과정 중 나타나는 이상한 행동은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그렇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결국은 성적으로 모든 것이 정리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성적 우선주의, 이미 창군 76년 이후 지속되는 우리 군의 문화라는 점을 잊지 말자. 군대 만 그런 것인가? 사회는 더 지독한 성적 우선주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당신이 직업군인인데 그러한 군내 성적 우선주의 문화가 싫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높은 계급으로 진급한 후 이러한 성적 우선주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


단, 그 자리까지 가기 위해서도 역시 우수한 성적이 필수라는 점!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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