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교육기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는 방법 (#5)

절대 실패하지 않은 시간사용계획 수립 방법

by 사선에서

군 교육과정에서 개인 시간 사용계획을 수립하려면 먼저 수업과 평가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과정마다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바로 “과목별 요구 사항은 곧 시험문제다”라는 점이다. 이 원칙을 이해하면 시간 사용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그 해답도 자연스럽게 보인다.


군 교육기관의 수업은 교재와 토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교관이 교재의 일정 범위를 설명하고, 이후에는 요구 사항을 중심으로 토의식 수업을 진행한다. 이는 군 교육이 주입식이 아니라 토의와 개인 발표를 통한 참여식 교육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학습 시간표에 요구 사항 수업 시점이 명시되어 있고, 그에 따라 예습을 해야 토의에 참여할 수 있으며, 그 예습이 곧 과제물이 된다.


시간이 지나 종합평가를 치른 뒤에야 대부분은 깨닫는다. 예습하며 밤잠 설쳐가며 정리했던 요구 사항들이 그대로 시험문제로 나왔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제야 “왜 그때 대충 준비했을까” 하고 후회한다. 왜 대충 준비했을까? 단순하다.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교육생들이 선배나 이전 기수의 자료, 소위 ‘족보’를 활용해 손쉽게 정리해버린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다음이다.


요구 사항을 해결할 때는 교재에 나와 있는 일반 상황과 특별 상황을 바탕으로 스스로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대응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이것이 군 학교가 원하는 핵심 역량이다. 그러나 족보에는 이미 완성된 대응 방안이 써 있기 때문에 학습자는 스스로 상황을 판단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된다. 결국 상황 평가 능력을 익히지 못한 채 시험을 맞게 되고, 종합평가에서 큰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스터디를 구성해서 요구사항을 풀고 공유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스터디는 일정 부분 효율적이지만,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풀어내는 능력을 기르지 못하면 평가에서 힘들어진다. 이 부분은 다음에 다시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군 교육과정에서 종합평가는 긴장된 상태에서 치러지는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주어진 상황을 파악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판단이 안 된다. 왜냐하면 평상시 요구 사항을 예습할 때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족보와 같은 결론을 먼저 봐버렸기 때문이다.


실전에서는 족보와 같은 참고자료를 들고 갈 수도 없고, 스스로 상황판단하는 절차를 숙달하지 않았으니 막막해 지는 것이다. 교육과정 중 실제로 그런 사례를 여러 번 목격했다. 어떤 동료는 식은땀을 흘리며 당황해 하고 있었다. 평가를 감독하고 있던 교관이 해당 장교에게 와서 “A 장교, 괜찮습니까?”라고 묻는 상황도 있었다. 울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끝내 상황 판단 단계에서 더 나아갈 수 없어 시험을 포기한 사람도 있었다. 그는 사실상 진급의 기회를 포기한 셈이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분명하다. 평소 요구 사항을 혼자서 고민하면서 풀어보는 자세가 곧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과 같다는 것이다. 그 자세로 공부한 사람은 종합평가 이후 성적표를 받을 때,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자랑스럽게 그 순간을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시간 사용계획을 세울 때는 요구 사항 예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시간 사용계획의 핵심은 시간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시간을 강요받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쓸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평일 수업이 시작되면 주도권을 갖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업이 끝나고 저녁 6시부터 요구 사항을 시작하더라도, 참고자료나 스터디 없이 스스로 하겠다고 하면 결국 새벽 해 뜨는 걸 보게 된다. 그렇게 밤을 세우고 나면 당일 수업 시간엔 졸게 되고, 졸면 관찰점수에서 감점을 당하고, 교관의 주요 발언도 놓친다. 성적이 좋게 나올 수 없는 모든 요소를 다 경험하게 된다. 그제서야 스터디를 기웃거리게 되고, 끼지 못하면 또 다시 족보에 의지하게 된다. 그런 방식으로 요구 사항을 처리하고 시험에 들어가 후회하고… 이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모든 걸 피하려면 단순한 전략 하나가 필요하다. 바로 평일이 아닌 주말에 요구 사항을 선행해두는 것이다. 내 경험상, 새벽 2시 전에 취침해야(기상 7시 기준 5시간 수면) 수업 시간에 졸지 않는다. 그렇다면 요구 사항은 새벽 2시 이전에 반드시 마쳐야 한다. 일일 단위로는 불가능하다. 결국 금요일 저녁, 토요일, 일요일을 활용해야 한다. 실제로 이 3일 동안 집중하면 수요일 수업 분량까지 예습이 가능하다.


그렇게 예습이 끝나면, 월요일에는 그날 수업 복습과 함께 화요일 수업의 개요만 가볍게 점검한다. 이후 목·금요일 요구 사항의 1/3 정도를 미리 준비한다. 화요일에는 복습 후 요구 사항의 2/3, 수요일에는 복습 후 나머지 3/3을 마치면 목요일에는 예습 분량이 거의 없어진다. 이때 무엇을 해야 할까? 대부분의 과정에서 금요일에 수시평가(쪽지시험)를 실시한다. 따라서 목요일엔 시험 준비를 하면 된다. 남들이 요구 사항 때문에 허덕일 때, 여러분은 시험 준비를 하며 여유롭게 목요일을 보낼 수 있다.


이 방식이 매우 합리적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지만, 막상 실행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금요일 저녁과 주말 아침, 이 시간대가 많은 교육생들의 허점을 파고든다. 금요일 저녁이면 거의 모든 인원이 “이번 주 정말 열심히 했다. 오늘만은 쉬자”고 생각한다. 토요일에는 “휴식은 더 나은 학습을 위한 투자야. 대나무가 곧게 자라려면 휴식과 같은 마디가 필요하듯 토요일은 마디 같은 날이지”라며 자기 합리화를 한다. 일요일 오전은 종교활동 혹은 늦잠 자기에 너무 좋은 시간이다. 왜냐하면 오후부터는 또 공부해야 하니까.


여러분은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2주 정도만 지나면 대부분 그렇게 흐트러진다. 다시 월요일이 오면 시간에 끌려 다니는 일상이 반복된다. 교육과정은 보통 3~6개월이다. 주말 기준으로 12~24번만 유혹을 뿌리치면 된다. 그 정도만 버티면 자대에 가서 우등상 메달을 받으며 주말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나는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주말을 활용해 시간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군 교육과정에서 가장 확실한 시간 관리의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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