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역량을 준비하는 방법 (#4)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된다

by 사선에서

개인의 잠재 역량을 개발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장기 복무나 진급을 위해서든, 순수한 자기 발전을 위해서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건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내팽개치고 오직 잠재 역량 개발에만 몰두하는 간부들이 있다는 점이다.


대대장 시절, A 간부가 대학교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고 찾아왔을 때의 일이다. 야간 훈련이 예정되어 있는데 소대원들은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묻자, A 간부는 아무 말도 못 했다. 매우 한심하게 느껴졌다. 물론 중요한 수업이었겠지만, 야간 훈련처럼 중요하고 위험한 훈련이 계획되어 있음에도 일정 조정에 대한 협의 없이 수업을 더 중시하는 모습은 좋게 보이지 않았다.


그 후 중대 순찰 중, A 간부의 책상에 전공 서적이 널브러져 있는 것을 봤다. 다음 주에 대대 전술 훈련 출동을 앞두고 있는데,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결국 A 간부는 학위를 취득했고, 아마 상급부대에 자신의 자력표상 기록변경 보고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A 간부의 현재 근무지를 확인해보니 명단에 없었다. 수소문 해보니 장기 선발이 되지 않아 만기 전역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 이유는 여러분도 짐작할 수 있을 거다.


다음은 진급 추천 심의 중에 있었던 일이다. 심사위원 C는 "B 간부는 영어 능력도 매우 우수하고, 각종 자격증이 다른 이들보다 탁월하게 많다. 정말 우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심사위원 D는 반박하며 "아무리 B 간부가 유능하다고 해도, 다른 동료들처럼 시간이 매우 부족할 텐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을까? 이는 어쩌면 자신의 임무보다는 자격증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그런 게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B 간부는 추천되지 않았다. 다른 분야에서도 문제가 있었지만, 자격증 취득 과정이 임무 소홀의 가능성과 연계되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군인은 주어진 임무를 최우선으로 처리하고, 남는 시간을 활용하여 자기 계발을 해야 한다. 임무에 충실하다 보니 자기 계발을 충분히 하지 못한 경우에도 구제받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근무 평정이나 지휘 추천에서 임무 수행 능력이 탁월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고, 이는 부족한 잠재 역량 부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재 역량은 넘쳐나는데 임무 수행 능력이 부족하다면 이건 구제 불가능이다. 심사위원들은 이러한 점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화려하게 포장된 겉모습 속에서 혹시 군인으로서 위장된 진실은 없는지 찾아내려 노력한다.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 임무가 '주인'이고 잠재 역량은 '손님'이다. 손님이 집안을 차지하고 주인이 집 밖으로 쫓겨나는 상황은 곤란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어진 임무를 최우선으로 완수하며, 남는 시간에 '주경야독'의 자세로 자기 계발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군인으로서 진정한 성장과 성공을 이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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