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에 도움이되는 10가지 습관(#1)

10분전 대기

by 사선에서

얼마 전, 문득 ‘군 생활에 도움이 되는 습관이란 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나부터 어떤 습관이 있는지 곰곰이 살펴보았다. 처음에는 내 습관을 알아차리기가 힘들었다. 평소의 일상생활이었기에, '그게 과연 습관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습관의 정의는 다음과 같았다.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


이 정의를 떠올리며, 내 군 생활 30년을 아주 세밀하게 되짚어보았다. 소위, 중위, 대위, 소령, 중령... 각 계급마다의 희로애락이 떠올랐고, 그 속에서 습관이라 부를 수 있는 행동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정리해 보니, 나에게는 약 15가지 정도의 습관이 있었다. 그중 군 생활에 실제로 도움이 되었던 습관은 11가지 정도였다.

또한, 내가 생각하는 모범적인 군인, 존경받는 군인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해보았다. 카카오톡으로 안부 인사를 전하며 “혹시 본인이 생각하기에 군 생활에 도움이 되었던 습관 5가지를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총 14명에게 보냈고, 이 중 내가 보기에 충분히 존경받을 자격을 갖춘 장군이 6명 포함되어 있었다.


심리학 용어 중에 ‘자기 객관화’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스스로를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개인의 감정이나 편견에 휘둘리지 않고, 보다 객관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의 습관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도 자기 객관화의 한 방식이다. 내가 반복하고 있는 이 행동이 과연 내 군 생활에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오히려 내 발목을 잡고 있는지를 인식할 수 있으니 말이다.


앞으로 연재할 ‘군 생활에 도움이 되는 습관 10가지’는 오랜 세월 동안 충분히 검증된 습관들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30년간 반복된 행위 중,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들만 간추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분에게도 감히 추천하고 싶은 습관들이기도 하다.


연재를 시작하기에 앞서, 여러분에게 작은 숙제를 하나 제시하고자 한다.

지금 이 순간, 눈을 감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나의 습관은 무엇이 있을까?’

‘그 습관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


그 결과를 가지고, 앞으로 연재될 글에서 소개하는 습관들과 꼭 비교해 보기 바란다.


같은 습관이라면 기분 좋은 일이고 혹시 다른 습관이 제시된다면,
그것을 한 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첫번째로 '10분전 대기' 라는 습관을 설명하겠다. 나는 ‘10분’이라는 시간 개념을 군 생활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왜냐하면 10분이라는 시간은 나를 여유 있고 계획성 있게 만들어 주며, 많은 장점을 선물로 주기 때문이다.


부대에서 회의에 참석할 때, 나는 항상 10분 전에 회의장에 도착해 착석한다. 10분 전이면 많은 사람이 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다. 대부분은 회의 시작이 임박해서야 헐레벌떡 들어오고, 일부는 회의가 이미 시작되었음에도 지각한다. (당신 부대의 아침 상황 보고를 떠올려 보길 바란다.)


미리 10분 전에 회의장에 도착하면, 대개 실무자들이 회의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이때 회의 준비를 도와주기도 하고, 회의록을 미리 읽으며 기다리기도 한다. 준비 부서의 실무자와 간단히 대화하며 프로젝트에 대한 가감 없는 의견이나 제한사항, 협조사항을 나눌 수도 있다.


나 역시 회의를 주관하는 입장에서, 미리 와서 대기 중인 타 부서 실무자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회의 주관 부서의 실무자는 참석 인원의 도착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그런데 회의 직전까지도 오지 않는 인원이 있으면, 전화를 걸어 참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며, 그럴 여력도 없을 때가 많다.


더 나아가, 참석하기로 했던 부서에서 아무런 연락 없이 불참하고, 그로 인해 상급자로부터 지적을 받았을 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 그리고 무단 불참에 대한 불이익을 주려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반면, 미리 와서 도와준 이에게는 내가 줄 수 있는 최대한의 보답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10분 전에 회의장에 도착하려면, 내 시간 계획을 미리 판단해야 한다. 회의장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계산해 출발 시점을 정하고, 그 기준에 따라 회의 출발 전까지 A 과업을 언제까지 끝낼지 결정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모아보면 하루 일과 전체가 자연스레 시간표가 된다. 나는 이 같은 시간표 작성 과정을 **‘시간에 대한 주도권 확보’**라고 표현한다.


‘10분 전 대기’는 단지 회의 참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다양한 생활 영역에 적용 가능하다.


예를 들어, 부대장 주관 정신교육이 있다면 10분 먼저 도착해 보라. 그곳에는 작전과장이나 작전장교가 '누가 왔나?' 하며 인원수를 세느라 바쁠 것이다. 그때 미리 착석해 있는 당신을 발견하면, 자연스럽게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전투체육 집합 시간도 마찬가지다. 10분 먼저 나가 있어라. 주변에서는 “이렇게 추운 날 무슨 전투체육이냐... 어휴, 추워...”라고 구시렁대는 간부들이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여유롭게 몸을 풀고 있는 당신의 모습은 멀리서 지켜보면 환하게 빛나는 아우라가 느껴진다. 나 역시 대대장 시절, 그런 장면을 자주 목격했다. 당연히 그런 간부는 돋보일 수밖에 없다.


훈련 시에도 마찬가지다. 10분 전에 모든 인원과 장비 상태 확인을 마친 뒤, 준비된 자세로 임무 부여를 기다린다. 이 10분 동안은 상호 간 격려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화로 채워진다. 현장에 나타난 지휘관은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부대가 준비되어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퇴근 후의 일상생활에서도 이 원칙은 유효하다. 이성 친구와 약속했을 때도 10분 먼저 약속 장소에 나가 있어라. 만나서 하고 싶은 말을 미리 떠올려도 좋고, 맛집을 검색해도 좋다. 그런 모든 행동이 배려로 느껴진다는 것을 상대방은 분명히 알고 있다.


회식 자리도 같다. 미리 도착해 회식장소의 자리 배치도 확인하고, 후배나 선배가 들어오면 반갑게 맞아주며 겉옷을 대신 걸어줄 수도 있다. 당연히 늦게 도착해 벌주를 마시라는 말도 듣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쌓이면, 사람들은 당신을 ‘바른생활 간부’로 인식하게 된다.


10분이라는 시간은 짧지만, 당신에게 아주 많은 여유를 선물한다. 또한, 그 10분은 당신이 계획성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나아가 당신의 신뢰도를 높여줄 것이다.


군 생활 간, 시간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10분 전 대기’

한번 실행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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