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어찌저찌 대학원 수료까지 했다.

- 다사다난했던 2025년을 돌아보며, 2026년의 초입에 -

by 대한민국 노예

2026년 첫 브런치 글, 가열차게 시작~해보겠다.

2025년 한 해, 정말 끔찍하게 다사다난했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선 내가 나름 기특하다.

image.png 그래도 넌 좀 더 잘해야 했어....

2025년 상반기에는 정규직 수습으로 채용됐었으나...

앞선 글들을 봤으면 알 수도 있겠지만 중도탈주했고.

하반기에는 바로 대학원으로 복학해 랩에서 플젝을 수행했다.

플젝 과정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커뮤니케이션도 좀 배운 것 같고... 뭣보다, AI툴을 사용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요즘,

이걸 연구과제에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몸소 체험할 수 있어 보람찬 시간이었다.

image.png 오, 제미나이. 오, GPT. 너희는 내게 얼마나 많은 뭇매를 맞았던가.

생활비보다 좀 더 들어오는 은근 쓸쓸한 용역비용도 마음에 들었으며,

어디에 소속되어 일하기에 대학원생이라는 신분상 불가했던 나로서는

그보다 안성맞춤인 과제가 따로 없었다.

다만 과제 주제가 단 한번도 내 삶에 접해본 적 없었던 주제라는 건 다소 당혹스러운...?

하지만 다행히도 이 분야의 권위자께서 플젝을 주도하셨기에 나는 어깨 너머로 많이 배웠다.

덕분에 접해본 적 없는 분야더라도 이 한 몸이 어떤 형식으로든 이바지할 부분은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 FGI, 라인 코딩. 내게 컴온... 야매지만, 내가 잘해줄게.


인문대를 다닐 때 느끼던 무가치함이 대학원에 와서 역으로 치료된 케이스가 바로 나다.

암만 봐도 학부때 전공을 잘못 골랐다.

내가 인간군상극이나 인간의 내면세계에 관심이 많지만 않았더라도 그 길은 가지 않았겠지.

image.png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 2025년아!

여튼, 하반기에는 플젝경험이 생기면서 대학원을 아주 그냥 다니지만은 않은 사람이 되었다.

게다가 논문 프로포절도 통과했고(연구계획서는 대개 통과한다고 하지만 본인이 논문을 쓸 수 있을지 끝없이 골머리 앓던 필자로서는 굉장히 뿌듯한 경험.), 학점도 4.5/4.5 만점으로 수업을 다 들은 입장으로서 굉장히 보람찬 것이다...! 간혹 직장의 동의 아래 대학원과 수업을 병행하는 선생님들을 보며 전업 대학원생인 나는 성적이라도 잘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컸고, 수업에서 잘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걸 해냈다.

수업에서 배운 것들은 솔직히 소화되지 않은 것들도 있고... 휘발된 기억들도 있지만 괜찮다.

수업자료들과 강의록들이 내 컴퓨터에 남아있으니까...


그리고, 작년 2025년 하반기가 결정적으로 뿌듯했던 이유.

그건 바로 내 PPT 제작 실력이 획기적으로 발달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수업에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한 프롬프트를 제공해주었고,

그 중에서 유용한 프롬프트들을 선별해서 내 사업아이템을 구체적으로 구상해보았으며,

A는 학생들에게 꽤 주는 편이어도 A+은 받기 어렵다는 그 수업에서 A+를 받았다. 얏호.

교수님께서는 내 학부 전공을 물어봤고, 학부 전공을 듣더니 '특이하네요(?)'라고 하셨다.

내 사업아이템과 내 학부 전공은 전혀 무관하다. 심지어, 대학원 전공까지.

그나마 대학원과는 아주 조금 비슷할지도?


쨋든, 대학원에 와서는 자금조달계획, 비즈니스모델계획서, 콘텐츠기획 등을 배워

내 상상을 현실로 구체화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어 뿌듯했다.

이런 걸 학부 때도 배울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사람에게는 맞는 때가 있고 나는 지금이 내 때라서 이제 배울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image.png 반쪽짜리 기독교인이지만, 아멘.

2025년은 정말 괴로운 일이 많은 한 해였지만...

그래도 내가 전진할 수 있는 한 해이기도 했다.

필요한 경험이었다고 말하고 싶지 않은 경험도 있다.

그게 어떤 사람들의 변태적인 논리에 힘을 실어주는 것일 것 같아서,

그렇게까지 말은 못하겠다. 난 여전히 기업에서 주 52시간 이상 노동력을 갈아넣으며 야근수당을 지급하지도 않고, 불법우회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까지 사람을 굴려먹는 것을 옹호할 수 없다. 그때는 그랬다 하더라도, 지금은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치기 어린 20대라 할 수 있는 오만한 생각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적어도 그럴거면, 최소한 포괄임금제라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됐다.

너네 주 52시간 아니잖아? 노동자는 약속한 근로시간에 대해서만 노동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 이상 일을 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불필요한 의리야근을 할 필요 없다.


지금도 난 그곳에서의 근로경험과 기록들을 문서화해서 가지고 있다.

창으로 사용하지는 않을지라도, 날 지키기 위한 방패로 갖고 있다.

언젠가 그 업계에서 완전히 떠나겠다는 결심이 서고, 그 때도 내가 내 아픔에 무뎌지지 못했다면 노동청에 찾아갈 수도 있겠지. 알고리즘에 그 얼굴이 간혹 나올 때면(업계 특성상, 얼굴이 미디어에 노출될 때가 있다) 치가 떨린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는 내가 쟤보다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노동청을 통한 복수는 최후의 수단이라 생각한다. 나를 조금은 시니컬하게 만들고 현실적이게 만들어준 모회사.

문동은적 마인드 갖고 살아가게 해줘서 참 고맙다.

image.png 또라이가 없는 게 장점이라고 말하던 회사... 그 또라이는 혹시...?!

아, 쨋든 이 업계에 대한 마음이 아주 완전히 뜬 건 아니었어서,

고민을 엄청 하다가 하반기에 나름 큰 도전을 했었다.

프로젝트와 기말고사 기간 때문에 기간이 진짜 애매했고..

이쪽 업계 큰 기업들은 다 떨어지는게 나였어서, 괜히 자소서 다듬다가 공부할 시간만 날려먹는거

아닌가 싶어서 지원하기가 망설여졌었다. 근데 이게 웬걸?!

서합이 됐고... AI역량검사도 통과했으며.. 얼결에 최종까지 가버렸다!

최종면접날 맞닥뜨린 사옥의 비주얼은 애사심을 샘솟게 했고(?)

솔직히 내가 될 줄 알았다. 무난하게 면접 본 것 같아서....

근데, 떨어졌다.

image.png 아오 ㅋ 이날 울었음

이제 논문학기라 논문만 쓰면 돼서 이거랑 병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쉽게도 떨어져서 청승맞은 몇 주를 보냈다.

그래도 현업에 재직중인 친한 동생이 그 직무 최종까지 가는 거 어렵다고,

그리고 그렇게 최종까지 갔다면 그게 취업운 트이는 시즌이라고.

원래 서탈만 우르르하다가 면접까지 가게 되는 시즌이 있는데,

지금이 그 시즌이 된 것 같으니까 다른 곳들 지원하면 이제 면접은 잘 갈 거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 멘탈 재정비하고 몇 달 뒤 있을 공채 시즌 노리는 중이다.

대기업을 마지막까지 가본 건 처음이라 좀 많이 설렜고 눈물났다ㅋㅋ

나는 내가 이제야 빛을 보는 줄 알았다.

image.png

나는 워낙 눈물이 많다.

기뻐도 울고 슬퍼도 울고 화나도 운다.

저날 흘린 눈물로 강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과장임)

지금 갑자기 브런치에 글 쓰는 이유는... 너무 갑갑해서!!!

여기까지 온 내가 기특하면서도, 너무 갑갑해서 글 찌끄리고 있다.

글을 쓰다보니 기분이 좀 나아진다. 역시 글을 놓을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숨이 막히는 건 어쩔 수 없다.

타지살이는 더럽게 외롭고, 대체로 혼자라서 좋다가도 혼자라서 울적해진다.

5년 이상을 혼자 여기에 살았으면 강해질법도 한데, 잘 안 되네.

얼른 대학원 졸업하고, 취업하고, 돈 모아서 여기에, 또는 어딘가에 내 가정을 꾸리고 싶다.

하지만 졸업 전까지 취업할 거라는 자신감은 솔직히 있다. 나 제법 쓸모있다.

PPT 만드는 거 특히 잘하는듯. 교수님들이 좋아하심.

그러니까 포괄은 더 이상 NO........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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