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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인 Apr 02. 2023

하염없이 달렸지만 잠시 쉬어 갈 수 없다.

영화 <풀타임>(2022) 간단 리뷰

[영화 풀타임 정보]


 바쁘게 살아가기 때문에 힘이 드는 건 당연하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들을 키우며 일을 하고를 반복하지만 늘 돈은 부족하고 내 몸은 망가져 간다. 그럼에도 더 좋은 여건의 일을 찾기 위해 매 순간 쉬지 않고 달렸지만 이 힘든 현실의 벽이 계속 나를 가로막는다. 지칠 대로 지쳤고 더 이상 이 반복적인 삶을 버틸 수가 없어 모든 걸 내려놓고 잠시 쉬어 가려고 했던 순간, 거짓말처럼 나를 가로막고 있었던 벽이 무너졌다. 하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이 벽을 넘고 가더라도 또 다른 벽이 나를 가로막으며 지치게 만들고 좌절을 느끼게 할 것임을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 벽을 넘고 갈 것이다.






<풀타임>(2022) 스틸 컷


 이야기는 단순하다. 남편이 없고 두 명의 자녀를 둔 엄마 쥘리는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이 일을 하고는 있지만 집과 거리도 멀고 돈도 그렇게 많이 벌지 못하기에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 두 아이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도 벅찬데 새로운 직장도 구해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한다. 결국,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영향을 끼치며 해고를 당하게 되는데, 가슴이 무너진 쥘리는 모든 걸 다 접고 돈은 얼마 안되지만 두 아이에게 신경을 쓸 수 있는 집 근처 마트에서 일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가려고 했었던 새로운 직장에 대한 연락이 왔고, 쥘리는 곧바로 마음을 바꾸면서 영화는 끝난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인간은 일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일을 안 하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일을 하는 만큼의 돈을 못 벌면, 아니면 그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야 생활이 가능하다면 그때부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의 일로는 부족해서 다른 일도 하자니 두 아이를 돌볼 수가 없고, 지금 이 상태로 있자니 돈이 부족하고, 바로 이직을 하려고 해도 다른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너무도 가혹한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쥘리는 더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직장으로 이직을 하려 한다. 하지만 이직을 할 수 있다는 걸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의 직장을 다니면서 이직을 준비해야 했다. 말로는 쉽지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모든 직장인이 공감할 것이다. 거이에 쥘리에겐 두 아이가 있으니 더욱 힘들 것이다.



 결국, 그렇게 일이 진행되다 문제가 발생하여 현 직장에 계속 늦게 오거나 일의 신경을 잘 못쓰며 윗분들에게 찍히게 되었고 해고를 당하게 돼 버렸다. 좌절을 하며 슬픔을 느끼며 흐느끼는 쥘리가 너무도 불쌍해 보였다. 열심히 살고 있을 뿐인데, 원래도 힘든 세상이 자신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쥘리는 계속 이렇게 좌절하고만 있을 수 없기에 곧바로 직장을 구하려고 한다. 그 직장은 돈 현재와 비교했을 때 덜 벌지만 집이랑 가깝기 때문에 애들에게 지금보다 더 신경을 쓸 수 있었다. 오히려 쉼표가 필요했던 쥘리에게 다행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바쁘게 다녔기 때문에 충분히 쥘리도 재충전을 가질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직장으로 나간다고 말을 하고 애들과 시간을 보내는 중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그 전화는 이전의 이직을 준비했던 직장이었고, 쥘리는 조금의 고민을 한 뒤 그 직장에 다닌다고 말을 한다. 쉴 틈 없이 달렸지만, 세상은 그런 이들에게 더욱 쉴 틈 없이 달리라고만 한다.

 에리크 그라벨 감독의 작품을 이번 <풀타임>(2022)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현실이라고 느꼈던 지점들이 많았고, 주는 메시지에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차기작이 기대가 된다.






별점 : ★★★★☆

(5개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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