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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인 Apr 02. 2023

자연의 소리로 음악을 만들다.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2018) 간단 리뷰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 정보]


 영화 음악가이자 아티스트인 류이치 사카모토의 이야기. 인후암 판정으로 모든 일을 접고 회복에 전념해야 하는 순간에도 그는 음악 만드는 일을 놓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탄생한 음악은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 OST와 그의 앨범 <Async>(2017)의 수록곡들이다. 특히, <Async>(2017)의 수록곡들 중 몇 곡들은 자연에서 가져온 소리를 통해 만들었다.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2018) 스틸 컷


 류이치 사카모토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그의 젊었던 시절부터 현재의 시절까지를 보여 주는데, 그의 인생에 영화 음악가로 가장 주요했던 시점은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에 참여했을 순간이었다. 당시 배우로 출연 제의를 받았던 그는 거기에다 음악까지 맡으면 안 되냐고 감독한테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음악까지 맡았고, 지금까지도 류이치 사카모토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Merry Christmas Mr. Lawrence> 곡이 이때 탄생한 곡이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잔잔함과 울컥해지는 감정. 언제 들어도 좋았던 곡이다.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 관련 이야기를 조금만 하자면 이 영화는 신기한 영화이다. 오시마 나기사 감독은 꽤나 반항적이고 비판적인 성향의 감독이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신기했다. 거기에 주연 배우들 몇몇을 보면 기타노 다케시(감독 겸 배우), 류이치 사카모토(음악가), 데이비드 보위(음악가)인데 이런 조합은 흔하지 않다.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영화 음악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마지막 황제>(1987), <마지막 사랑>(1991)에 참여했고,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하이힐>(1991)에도 참여하는 등 많은 영화에 참여했다. 더욱이, <마지막 황제>(1987)에선 아카데미 시상식에 수상을 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영화 음악가가 되었다.



 그런 젊은 시절의 만들었던 음악과 그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현재의 <Async>(2017) 앨범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 준다. 이 앨범을 개인적으로도 좋아하고 많이 듣곤 하는데, 그 이유는 이 영화를 통해 그가 어떻게 음악을 만들어 내는지 알았고, 음악을 만드는 그의 철학에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의 소리, 북극에서 흐르는 물의 소리와 같이 자연에서 얻은 소리와 악기의 소리가 섞이니 특별한 소리를 내는 걸 확인했다. 난 그 소리가 좋았고, 당연히 그런 소리들로 만든 음악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2018)를 통해 류이치 사카모토라는 아티스트를 처음 알게 되어서 기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암투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팠다. 어쩌면, 시한부 인생이어서 남은 생이 얼마 안 남았다는 말도 들었기에 더욱 마음이 아팠다. 한국 내한 공연이 있으면 찾아가고 싶을 정도로 그와 그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고, 부디 다시 건강해지셨으면 좋겠다.






별점 : ★★★★★

(5개 만점)




2023/04/02

글을 다 쓰고 잠들 때쯤 이제서야 류이치 사카모토 아티스트님의 부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긴 암투병으로 고통스러웠을 나날에서 이젠 고통 없는 곳으로 가서 하고 싶은 음악하시면서 편안히 눈을 감으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控えめな故人の命を祈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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