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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인 Mar 28. 2023

멀어지려는 데엔 사소할지라도 이유가 있다.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2022) 간단 리뷰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 정보]


 잔잔한 이야기에 속 강하게 다가오는 몇몇 부분들에 흥미를 느끼다. 여기에 삭막하고 몽환적인 아일랜드 배경이 더해져 감정이 고조되니 몰입이 잘 되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많은 감정이 오고 가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고, 그 감정에 조금이라도 금이 가게 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걸 보고 있으니 집중이 안 될 수가 없다.






<이니셰린의 밴시>(2022) 스틸 컷

 

 이야기는 단순하다. 아일랜드의 한 외딴섬에 거주하고 있는 두 인물인 파우릭과 콜름. 절친이었던 두 사람이 한순간 갑자기 멀어지게 된다. 콜름은 파우릭에게 더 이상 너랑 말을 하고 싶지도 않다고 한다. 그러면서 파우릭이 자신에게 말을 건다면 자신의 손가락을 자른다고 하는데, 이 상황에서 파우릭의 생각 및 행동을 따라간다.



 파우릭은 콜름의 그런 말과 행동에 우울에 빠지고 외로움을 느낀다. 당연히 친했던 친구가 한순간 저렇게 변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저렇게 변했다는 건 '그냥'이라는 게 없다. 사소할지라도 분명히 이유가 있다. 그리고 콜름은 그 부분에 있어 계속 파우릭에게 언지를 했었을 것이다.



 말을 걸면 손가락을 자른다는 설정이 꽤 흥미롭다. 그만큼 콜름이 파우릭이랑 대화를 하기 싫은 것도 있고, 파우릭에게 무슨 일 때문에 큰 실망을 했다는 것도 느껴졌다. 하지만 파우릭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가니 계속 콜름에게서 이유를 찾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콜름에게 말을 걸게 되고, 콜름은 하나둘씩 손가락을 자르기 시작한다.



 관계의 회복은커녕 계속 나빠지기만 하는 상황에서 파우릭도 이젠 화가 나지만 본인이 계속 말을 건 것을 알기에 콜름에게 화를 낼 수 없는 상항이었다. 그런 순간에 콜름의 손가락을 먹고 자신의 당나귀가 죽자 그동안 기다렸던 것처럼 콜름에게 화를 내고 콜름의 집을 불태워 버린다. 그런 행동을 하고 나서도 다시 콜름에게 다가가는 파우릭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떠나간 친구를 되돌아오게 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짠하게 다가왔다.



 결국, 사람의 감정은 복잡하다. 쉽게 변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순간에서는 쉽게 바뀌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 간의 대화는 사소하더라도 안 중요한 대화는 없다.

 <쓰리 빌보드>(2017)에 이어 이번 <이니셰린의 밴시>(2022)에서도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 마틴 맥도나 감독. 차기작이 기대가 된다.






별점 : ★★★★ 

(5개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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