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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인 Mar 29. 2023

다음 소희는 없기를 바랍니다.

영화 <다음 소희>(2022) 간단 리뷰

[영화 다음 소희 정보]


 변하지 않는 시스템. 기업들은 이윤을 위해서 소속 직원들에게 실적만을 요구하고, 학교들은 취업률을 위해서 소속 학생들을 어디든 자리만 있으면 취업을 시킨다. 그 사이에서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특히, 학생 신분에서 갓 직장인이 된 이들에게 있어 저런 환경은 너무나도 가혹하다. 보상이라도 제대로 받으면 좋으련만, 그러지도 못 한 그들의 삶. 그리고, 선택하게 된 비극적인 죽음. 그제야 눈길을 주는 사람들이지만 금방 또 잊히게 되는 이 현실을 고발한다.






<다음 소희>(2022) 스틸 컷


 이야기는 처음에 소희라는 여학생의 시선으로 시작한다. 학생에서 갓 사회인이 된 소희가 학교를 통해 한 콜센터 회사에 취직을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희는 일을 배우면서 어려움을 겪지만 꿋꿋이 이겨낸다. 그러다가 본인 팀의 팀장이 급작스러운 자살로 세상을 떠나고, 새로운 팀장이 오게 되면서 소희와 많은 마찰을 빚는다. 그러다가 강도 높은 노동, 극심한 스트레스, 합당하지 않은 보상 등의 이유로 점점 힘이 없어진 소희가 결국 자살을 하게 된다.

 그다음, 이제는 소희가 아닌 경찰인 유진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새롭게 전개된다. 유진은 불쌍하게 죽음을 맞이한 소희를 위해 꼼꼼히 이 사건을 파해친다. 소희 직장에서 학교, 그리고 학교에서 장학사까지 돌면서 수사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발견한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사람들. 이들이 완전하게는 아닐지라도 소희의 죽음에 관련이 있지만 그들은 책임이 없다고 말한다. 계속 다른 데에 가서 말해보라고, 따지라고만 하며 회피하는 사람들. 그걸 보고 있는 유진과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며 영화는 끝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를 찾기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연관돼 있어 찾기가 어렵다. 그러면, 계속 이런 구조를 갖고 가야 하는가? 절대 아니다. 변화가 필요하고 소희와 같은 사회 초년생들을 보호해야 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실적과 취업률. 회사에서는 실적이 중요한 거고, 학교에서는 취업률이 중요하다. 이 영화의 관점으로 이 두 단어의 공통점은 사람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회사의 경우, 실적을 못 채운다? 그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주면서까지 어떻게든 실적을 채우게 만든다. 그리고, 스스로 나갈 때까지 강도 높게 굴린다. 이런 대우를 받고도 일을 쉽사리 그만둘 수 없는 건 제대로 된 보상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보상을 받으려면 다음 달까지 일을 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일을 그만둘 수가 없다.

 학교의 경우, 이 학생이 어떤 학과를 나오든, 어떤 거에 장점이 있는 학생이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단지 이 학생이 회사라는 곳만 가서 자신의 학교 취업률만 높이면 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 놓인 소희가 보는 내내 안타까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 상황에서 손목을 그어 버린 소희의 결정은 더더욱 안타깝고 슬펐다. 그래도 회복하여 집에 가는 길에 소희는 엄마와 아빠에게 이 회사를 그만 두면 안 되냐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한다. 안타깝게도, 엄마와 아빠는 못 들은 척을 한다. 자신의 집에서도 자신을 지켜 주는 사람들이 없는 것이다.



 아무도 지켜 주지 않는 상황에서 소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자살밖에 없었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런 소희를 이제라도 지켜 주고 싶은 유진이 돌아다니면서 본 건 자기 밥그릇, 즉 돈만 중요한 사람들뿐이었다. 실적 문제, 회사 이미지 타격, 취업률 문제, 학교 이미지 타격 및 인센티브 문제 등 사람이 죽었어도 그들은 돈밖에 안중에 없었다.



 결국, 이 문제는 현실에서 계속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다음 소희가 있으면 안 되겠지만 여전히 다음 소희가 있게 돼 가고 있는 현 시스템에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관심을 가져 주는 거지만, 나 혼자가 아닌 여럿이 관심을 가져 준다면 충분히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디, 다음 소희는 없기를 바랍니다.






별점 : ★★★★

(5개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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