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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웅인 Apr 01. 2023

눈물을 흘렸던 건 이 영화판을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영화 <바빌론>(2022) 간단 리뷰

[영화 바빌론 정보]


 단지 영화가 좋았기에 할리우드 영화판으로 과감히 뛰어들었다. 많은 난관에 부딪히며 어려움을 겪지만 그래도 영화판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하지만 1920년대에서 1930년대로 넘어가면서 상황은 많이 달라진다. 무성 영황에서 유성 영화로 넘어가는 과정에 놓여 있었고, 새로운 환경과 시스템에 적응하는 게 쉽지가 않았다. 이에 모든 걸 쏟아부어도 모자랄 판에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었다. 다른 이는 변화된 시스템에 도태되어 더 이상 이 영화판에 설 수 없었고, 결국 이들의 대부분은 비참함 결말을 맞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이는 할리우드에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고, 많은 시간이 지난 후 다시 할리우드로 다시 찾아 영화를 보는데, 꿈이 현실이 됐던 과거가 떠오르며 감정이 북받치며 오열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생각했을 것이다. 난 영화를 좋아하는 걸 넘어서 너무나도 사랑했다는 것을 말이다.






<바빌론>(2022) 스틸 컷


 이야기는 매니라는 남자와 넬리라는 여자가 할리우드 영화판에 입성하면서 생긴 일들을 따라간다. 당시 시대는 1920년대였고, 할리우드 영화판은 아수라장이었으며 영화를 만드는 방식은 주먹구구식이었다. 효율적이라는 게 없고 어떻게든 영화를 잘 찍어 내기만 한다면 그걸로 된 것이었던 시대였다. 어떤 환경에서 찍었든, 어떤 배우가 다치든, 그걸 넘어서 목숨을 잃든 영화만 잘 찍으면 되는 시대였다. 그 후, 1930년대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 넘어왔다. 소리가 중요해진 만큼 감독 및 스태프들이나 배우들이 할 일이 더 늘었고, 한 커트 한 커트마다 퀄리티 있고 신중하게 촬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넬리는 이에 상당히 애를 먹었으며 큰 벽에 부딪힌 느낌이었을 것이다. 매니 역시 넬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본인도 힘들지만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었지만 넬리의 성격이 유별나기도 하고 화끈하기에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 역시 넬리는 터져 버렸고 이 영화판에서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어 보였다. 이게 끝이 아닌, 한때 잘 나갔던 유명 배우 잭도 역시 변해버린 영화판에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더 이상 자신을 찾는 영화는 없었고, 쓰레기 같은 영화에 출연하면서 과거의 영광이 무참히 짓밟힌다. 결국, 넬리와 잭은 이 영화판에 살아남지 못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매니는 비참한 최후는 면했지만 도망치듯 이 영화판을 떠나야 했다. 많은 시간이 지난 후 매니는 다시 할리우드 영화판을 찾았다. 거기서 매니는 영화 한 편을 보게 되는데, 바로 <사랑과 비를 타고>(1952)를 보면서 옛 자신의 모습을 떠오른다. 영화판에서 일을 하는 게 꿈이었고, 그 꿈을 이뤘던 과거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매니의 모습. 그리고, 고전 무성 영화 때부터 현재까지의 주요했던 영화들을 돌며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큰 선물을 주고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흥미로운 과거 영화판 이야기를 가져왔다. 과거 영화는 어떤 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영화를 위한 세팅(배경, 소품 등)은 어떻게 했는지, 배우들의 연기는 어떻게 하는지 등 그 모든 광경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꿈을 위해 열심히 달리는 매니, 매니와 같이 꿈을 위해 달리지만 자존심이 세고 욕망이 가득한 넬리, 이름값있는 배우에서 추락하고 있는 잭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각자의 이야기를 보는 것도 좋고, 그 이야기들을 하나로 묶어서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특히, 잭이 현재처럼 인기가 없어진 건 이유가 없는 거라고 일침을 놨을 때 마음이 아팠고, 그런 잭이 이 상황을 못 견디어서 자살을 했을 때 마음이 찢어졌다.



  결국, 매니만이 살아남았지만 이 영화판에서는 더 이상 있을 수 없었다. 버림받았고 사라져야 했지만 그럼에도 영화에 대한 사랑은 남아 있었고, 마지막 장면은 매니도 눈물을 흘렸지만 보는 이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데미언 셔젤 감독은 이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위플래쉬>(2014), <라라랜드>(2016), <퍼스트맨>(2018) 그리고 <바빌론>(2022)까지 거치면서 데미언 셔젤 감독도 계속 성장했고 이전보다 흥미로운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차기작이 기대가 된다.






별점 : ★★★★★

(5개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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