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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인형의집

by 박순영

그닥 먹고싶지도 않은 닭강정에 콜라를 들이부었더니

속이 더부룩, 메슥거리고 아무래도 소화제를 먹든가

자다가 사달이 나든가 할거 같다.

지난 9월, 그가 닭발을 잔뜩 먹고는 다음날 응급실로 실려갔던 기억에

나도 그리 되는게 아닌가 불안하기도 하고...



그렇게 된다면 누가 119에 신고를 해줄까?

아무리 돌러봐도 그리 해줄 이가 없다.

청주 언니한테 전화할 정신이 있다면 콜을 불러 병원에 갈것이지만

그러지 못할 것이기에..

어찌보면 깔끔하게 조용하게 갈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깟 닭강정좀 먹었다고 유난을 떤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일도 없이 내일 아침 늘어지게 기지개키며 일어날거면서..


그래도 만약, 정말 만약의 경우가 생기면

내 인형 아우들이 119를 불러줄것이다.

"여보세요, 여기 정릉인데요 언니가 아파요"라고.

이런글을 쓰다보니 조금은 울적해지지만 거울을 보면 너무나 건강한 얼굴이다. 야식후에 터지려고 하는 양볼을 가진 여자.

잘시간에 깨어있다보니 횡설수설이다...



인형의 집, 정릉 20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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