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을 좀 쓰다보면 키보드 글자가 지워지는 경험을 곧잘 하게 된다.
지금 내 자판도 글자 두개가 지워져서 그냥 감으로 누르고 있다.그래도 오자가 안나는게 다행이다.
예전에는 자주 쓰는 일부 글자가 빠져버린 적도 있다 그땐 노트북 하나를 5-6년째 쓰고 있을때였다. 오래된 구형이라 부품도 없는걸 어떻게 그렇게 썼으며 왜 그런 쓸데없는 고집을 부렸는지 모르겠다..
지금 같으면야 당장 대리점으로 달려가거나 홈쇼핑주문으로 바꾸겠지만 그때만 해도 그런가보다 , 하고 썼다. 그땐 학교일에 방송일까지 겹쳐 그야말로 컴을 쓸 일이 그리도 많았는데도 , 그럴수도 있지. 그렇겠지 뭐...하면서 계속 썼던 거 같다.
요즘, 컴이니 글이니 이런것들에 부쩍 예민하고 까탈스러워진걸 보면 내가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생각도 든다.
예전엔 그래도 느긋했는데. 지드의 말처럼 '지나는 결에 ' 바라보곤 했는데 이젠 잡으려 하고 그게 안되면 속이 상한다.
뿌리를 내리려 하고 특정한것, 특정한 사람들을 고집하는 경향이 생겼다. 남들은 평생을 구속해온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려 하는 이때 나는 역설적으로 집착의 삶을 사는 느낌이다.
이야기가 좀 튀지만, 이래서 황혼결혼의 90%가 1년내에 이혼한다는 통계가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대안으로, 자판 한두개 지워졌다고 컴 자체를 바꾸거나 키보드만 새로 구매해 쓰는것도 버거운거 같고
지워진 글자부분에 글자스티커를 붙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것도 세월에 쓸려나가겠지만..
흘러간시간은 잡을수없지안 최소한의 흔적은 안을수 있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