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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문학 에이전트의 꿈

by 박순영

1인출판 관련 검색과 읽기를 하다보니 오후가 다 갔다.

이제, '외서 판권, 국내 유통'을 남겨두고 있는데 좀 쉬었다 봐야겠다. 내게는 아주 중요한 파트이므로 더더욱...


어릴적 막연히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었지만 그건 거의 40년이나 보류되었다. 이런저런 사정과 생계 때문에. 물론 30에 방송계 등단을 해서 어느정도 주목받았지만 큰운은 따라주지 않았다. ( 하지만 그시간은 이후, 나의 글쓰기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그러다가 더 나이 든 어느날,

그래도 명색이 외국어 전공잔데 그와 관련된 일을 잠시라도 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웹을 뒤지다 발견한게 '문학 에이전트'라는 직업이었다.

요약하면 해외서적 (내 경우 문학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을 수입하는 일인데, 이 안되는 외국어로 왜 그리도 그 일을 해보고 싶던지...

벌이는 소소해도 작가, 출판사 관련 인맥이 자연히 형성되고 그것이 평생의 지인, 친구로 가는 경우가 허다하고 , 일을 하는 과정에서 해외를 밥먹듯이 드나든다고 하니 '이 아니 좋을수가!'. 플러스, 계속 외국어를 해야 할 명분도 자연히 생긴다.



기타 이런 이유로 '문학 에이전트'를 꿈꿔왔는데 내 출판사 <로맹>(하도 급히 서두르다 '도서출판'을 붙이지도 않고 등록함 ㅎ)이 망하지 않는다면 조만간 이 일을 직접 해볼 명분과 할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다. 그때까지 내가 할 일은 죽자고 외국어 공부를 하는 것이고 아마존을 비롯한 해외 문학계의 판도와 트렌드를 감지하는 것이니 그리 해가 될거같진 않다.

그렇게 해서 일이 성사되면 일단은 동창들을 역자譯者로 써먹을 생각이다. "야 놀면 치매온다. 이거 번역좀 해라!"하고.


그렇게 수입부터 해보고 손에익으면 역으로 우리책을 해외에 파는 일도 해보고싶다. 일단은 내글에서부터 시작할것이고 그게 혹시나 성과를 내면, 작가 컨택을 하거나 기획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을수도 있다.

남자한테 미쳐 집 날릴 판에 궁여지책으로 잡은 일이지만, 모든건 이유가 있어 다가오고 내것이 된다는걸 이 나이면 알게된다. 모든건 예견된 것이어서 전화위복이 될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무튼, 한동안은 선무당 노릇을 해야 하고 isbn신청시 '한글'이 아닌 '워드'로 해야 한다는 정도밖에 모르지만 그래도 당분간 나의 이 지난한 일상을 지탱해주는 힘이 될것같다.


보일러가 또 돌아간다. 이번만 돌리고 꺼야겠다. 나는 지극히 가난하므로...


google


'로맹'은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쓴 프랑스작가 로맹가리의 이름 앞 두자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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