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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김밥도둑

by 박순영

배가 출출해서 뭘 먹나 하다보니 어젠가 사다놓은 삼각김밥이 떠오른다.

나모르게 누군가 먹지 않았다면 (혼자 살면서 이런 상상은 무척 기괴하지만)

여태 냉장고에 있을것이다. 저걸 살짝 덥혀서, 여전히 안되는 '비닐 벗기기'를 해서는

입가에 김을 잔뜩 묻혀가며 먹으면 그게 오늘 저녁이 된다.


예전에는 그래도 엄마가 계셔서 꼬박꼬박 밥 세끼를 먹었는데 요즘은 개판이다.

내키면 먹고 아니면 말고, (후자의 경우는 드물지만) 먹더라도 내 손써야 하는건 피하고...

그래선가 지방간도 낫지를 않고. 탄수화물, 과당, 이러것들은 항상 넘쳐나고...


가끔 보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건강염려증'이 있는지 메뉴를 보고 고르는데 한참이 걸린다.

나는 어차피 이따금 먹는 외식이라 그냥 분위기봐서 대충 고르는것에 비해, 이건 칼로리가 높고 이건 넘 달고고 어쩌고 하는걸 보면 짜증이 난다.


권할정도는 아니어도 가끔은 정크도 인스턴트도 먹어줘야 우리 위장도 면역력이 생길거 같다.

의학엔 완전 문외한이지만..너무 가려먹고 너무 걱정하고 그 자체가 스트레스 아닌가. 스트레스로 인해 우리안의 세포나 유전인자들에 변형이 온다고 한다. 그러니 뭐니뭐니 해도 '스트레스 프리한 삶'이 최고다.

때로는 '막 살아 보는것'도 나쁘지 않은듯 하다.


이제 냉장고로 진격해야겠다. 만약 냉장고 문을 열었을때 삼각김밥이 없다면

이집에 나말고 또 누가 있다는 뜻이다..그게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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