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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감성적인 혹은 감상적인

by 박순영

낮의 메슥거림에 지금은 약간의 두통이 겹쳐 소파에 널브러져있다.

아마도 기온이 급강하한 지난주말부터 쉬지않고 달려서 그런거 같다.

하루 이틀 정도는 '요양차원의 칩거'를 해야 할듯 하다.


어릴적 나는 병을 달고 살았고 초등학생때는 뇌막염이라는 꽤 큰 병을 얻어 한달 입원

한달 휴학을 하기도 하였다.

당시 '철도병원' 응급실에서 의식을 잃었다 깨어난게 사흘후라는데

난 전혀 기억이 없다. 그냥 잠깐 잠을 잔것만 같은데.



그렇게 휴학을 하는 동안, 나는 주말이면 태능에서 여경 언니들 사격 연습을 시키던 엄마를 따라 가서는 총쏘기 흉내도 내보고 쉬는 시간에 언니들과 베드민튼을 치든가 김밥을 같이 먹으며서 재밌게 놀았다.


아프면 이렇게 대접받는다는 걸 알아챈 나는 이따금 멀쩡한데도 앙앙,울어대며 새벽에 식구들의 잠을 깨웠고 엄마가 떠먹여주는 장조림 얹은 쌀밥을 날름날름 받아먹고는 하였다. 눈에는 악어의 눈물을 가득 담고는..

그런가 하면 봄 가을에는 엄마가 미군이 먹는다는 독한 '회충약'을 구해오셔서 언니와 내게 먹였고 다음날은 둘다 시체처럼 방에 널브러져 토하고 뒹골고를 반복했다. 그래도 좋았던건 회충약을 먹은 날은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그 어린날의 나는 이제 반백을 넘어섰고 새벽에 부랴부랴, 우는 딸을 달래려고 밥상을 차리던 그 노모는 차디찬 돌무덤에 누워계신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확실히 센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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