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거의 6만에 샀던 패딩을 지금 한 사이트에서 2만 다운 시켜 파는걸 보고는 우씨,했다. 그런데 그 패딩을 사놓기만 하고 여태 입지를 않았다. 애플그린이라고 쉽게 말해 레몬색인데, 입고 나가면 눈에 띄는 색이라.... 그런 이유도 있고 겨울패딩을 하도 사대서 아직 손이 안 가기도 하였다. 옷걸이는 패딩을 하도 걸어서 쓰러질 지경이다..
어제 좀 안좋던 몸 컨디션이 자고 났더니 괜찮아져서 오늘 , 늘 하듯이 운동을 나가려고 하는데 저걸 입고 걸어봐야겠다. 아무리 가난해도 한두가지씩은 남보다 많이 소유하게 된다. 마음이 부자거나, 남에 대한 배려가 넘쳐나거나..나는 패딩이 그렇다.
오늘 출근때 눈이 왔다고 친구가 전화를 해왔는데 나는 오늘 눈은 보지 못했고 다만 조금전 거실 창밖으로 앞동 지붕에 눈이 내려있는건 보았다.
저렇게 흔적이라도 보면서 '음, 잘했어. 눈' 하고는 혼자 중얼거렸다.
자연은 때가 되면 저렇게 와주거늘, 떠난 인연들은 올 기색이 보이지 않아, 영이별인가 뭐 그런 감상에 빠지곤 한다.
저 레몬 패딩을 입고 살살 빙판을 피해 잘 걸어야 할텐데 그게 걱정이다...
카카오스토리를 보다보니 어느해 겨울인가 <내가 넘어진 날>이라고 기재돼있는 유원지 사진이 보였다.
덜렁거리다 유원지에서 한번 스윙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그때는 결빙을 두려워하지 않고 씩씩하게 걸었는데 이제는 아예 언 구간은 피해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하긴, 이나이에 잘못 낙상이라도 하는 날에는...
한가지, 결빙구간에서는 절대 주머니에 손 넣지 말라는 것이다. 안할말로 팔이 부러지는게 낫지 잘못해서 척추나 악관절이라도 다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눈 온 후에는 대략 난감이지만 집안에서, 혹은 거리에서 눈과 만나면 여전히 아이처럼 설레는건 어쩔수없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