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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Jan 10. 2023

영화리뷰, 가브리엘 무치노<행복을찾아서>

계급이나 차별이 없는 세계로의 진입이 가능해져 자신의 능력을 당당히 인정

흔히‘아메리칸 드림’하면 불굴의 역경을 딛고 자신의 꿈을 이뤄내는 성공담을 상상하게 된다. 이 영화도 그런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돋보이는 부분이있다면, 그것은 아들에 대한 부성애적 측면이 부각되었다는 것이다.      


‘아메리칸 드림’이 무조건적 물질적  성공을 뜻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것은 계급이나 차별이 없는 세계로의 진입이 가능해져 자신의 능력을 당당히 인정받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샌프란시스코 할렘가의 노숙자에서 온갖 고생과 노력 끝에 자산가가 된 크리스가드너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윌스미스가 연기한 가드너의 삶이 거의 그대로 녹아있다고 한다.          

이 영화의 감독은 미국인이 아닌 이탈리안 감독이 맡았는데, 윌스미스의 강력한 추천에 의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서툰 영어로 면접을 봤고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으며, 미국인 스스로는 그릴수 없는 ‘아메리칸 드림’의 세세한 면까지 끄집어냈다는 평을 들을만큼 이 영화를 성공적으로 만들었다.    

      

영화는 가난 때문에 아내가 집을 떠나고 어린 아들과 남겨지는 가드너가 낡은 의료기기를 팔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렇게 외판과 주식중개 인턴십을 병행하며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어린 아들이 희망을 놓지 않게 끝까지 격려하고 보살피는 눈물겨운 부성을 보여준다. 그렇게 해서 그는 마침내 정식으로 주식중개인이 되고 끝내는 자신의 회사를 설립, 일부를 매각하기까지 하는 전형적은 ‘아메리칸 드림’의 표본을 보여준다.     


월세가 밀려 쫓겨난 뒤 싸구려 여관을 전전하고 아이를 재울곳이 없이 공중화장실에서 자는가 하면, 방이 제한돼있는 노숙자를 위한 쉼터를 전전하고, 고장난 의료기기 부품을 사기 위해 매혈까지 하는 순간엔 보는 이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요즘은 이혼하는 부부사이에 서로 아이를 안맡겠다고 실랑이를 곧잘 하는데 비록 1980년대라는 시차는 좀 있지만, 끝까지 아들을 양육하고 보호하려는 가드너의  눈물겨운 부성애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볼수 있다.   

   

감독 가브리엘 무치노 와 주인공윌 스미스



80년대의 샌프란시스코 할렘가를 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수많은 노점상과 조율하고 80년대 풍경을 재현하기 위해 건물을 새로 단장하는등의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가드너의 아들로 나오는 크리스토퍼가 실제 윌스미스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라는 것이다. 파마머리에 뵤루퉁해지면 불쑥 튀어나오는 입이 귀엽기만한 ,그야말로 조막만한 체구로 아빠의 손에 이끌려 바쁘게 휘둘리는게 여간 귀여운게 아니다.

그런가하면 아빠 윌 스미스는 본래의 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포기하고 ‘아줌마 퍼머’에 의도적으로  무채색 계열의 옷만을 입으며 ‘애써 촌스러워지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리고 영화 말미, 크리스가드너 본인이 살짝 까메오로 나와 가드너 부자에게 미소를 던지고 사라지기도 한다.     

     

나 개인적으로는 100분이 넘는 영화는 한번에 몰아보지 못하는 습관이 있다. 왜 이렇게 영화는 길까, 하면서 딴짓을 한다든가, 하루 이틀 후에 나머지를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정말 단숨에 몰아볼 정도로 여분의, 잉여의 화면 하나, 대사 하나 없을 정도로 매우 유기적으로  잘 짜여진 수작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눈밝은 독자라면 왜 제목의 오자를 바로잡지 않을까, 할텐데, happiness가 아니고 happyness로 쓰여진 부분을 말한다. 그만큼 시련기의 가드너에겐 ‘행복’이란 단어가 조금도 변형되거나 부숴지지 않은 완전체와 같은 동경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결론내려본다.          


참고로 이 영화와는 달리 ‘아메리칸 드림’의 부작용이나 비극적 측면을 그린 많은 소설, 영화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픔> 그리고 로스트제너레이션의 대표작가, 핏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가 그것이다.      

‘아메리칸 드림’의 이런 양가적인 측면을 고려하면서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보다 세세한 메시지가 전해지리라 생각한다.             

                          

<the pursuit of happyness  (2006), 러닝타임 117분>

감독 gabriele muccino 1967-italian

주연  will smith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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