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단지 건너편에 1977년 준공된 오오오래 된 두동짜리 소규모 단지가 있다.
그러나 오래 되었다고 무시할수 없는게 이 일대가 개발되기 전까진 이 동네 유지라는 분들이 거주하던 곳이고 이후 우리 단지, 옆에 다른 단지들이 생겨나면서 조금은 예전의 명성을 잃었지만
원조 구축임에도 그래도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은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고 우리와 달리 평지 아파트인데다
예전 아파트답게 오히려 지금보다 구조를 더 잘 뺐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게다가 값도 그리 싸지 않아서 오히려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느낌도 있다.
그런데 재건축 플래카드도 걸리지 않고 당당하게 오늘도 저렇게 버티고 있다.
바로 맞은편에 살면서도 들어가 본 일이 거의 없고 언젠가 내 엔틱뷰로를 바로 저기 사는 어느 아가씨가 사서 좀 거들어주러 복도까지는 들어가 본 적이 있다.
느낌에 복도도 우리보다 좁아 보이고 혹시 쥐나 드나들지 않나, 분명 녹물 나올거야,라고 생각하였다.
오래 된건 우리 아파트도 99년 말에 준공됐으니 어지간히 나이를 먹긴 하였다. 하지만 77년생과 동급은 아니라는 생각에 저 앞을 지나갈때면 왠지 '안됐다'는 근거없는 연민도 느끼곤 했는데, 드문드문 매매가 일어나는걸 보면서 그 마음을 접었다. 오히려 가끔은 부럽기도 하다.
단지가 작아 아직 재건축 얘기는 없지만 분명 곧 이야기가 나올테고 구조의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작은 평형을 좁게나마 거실을 따로 빼서 쓸모있게 만든것이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친구 하나가 오래 된 여의도 17평 아파트에 살았는데 거기도 거실 따로 빼고 방 둘이 꽤 컸던 생각이 난다. 그게 17평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만큼 체감공간이 넓었던 기억이 난다.
그 친구는 지금 김포 어디선가 영어학원을 크게 하고 있는데 못본지 십수년이 흘렀다.
결혼이 좀 늦었는데 집들이라고 나를 불러놓고는 직접 해준 불고기 맛이 형편 없었지만 그래도 정성이려니 하고 맛나게 먹던 기억이 난다.그집 작은 거실 소파에 앉아 바라보던 한경변의 풍경은 이젠 소원해진 친구와의 거리만큼이나 아득한 추억이 되었다.
어제도 친구들을 만났지만 (나만 빼고)다들 잘 살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 친구도 학원이 잘돼서 풍족하고 여유있는 말년을 보내길 바라고, 가끔은 여의도 그 아파트를 찾았던 나를 기억해주었음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