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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Mar 08. 2023

영화 <멕시칸>리뷰

액자형식의 로드무비

이 영화가 유명세를 탄건 영화자체보다도 줄리아 로버츠와 지금의 남편 다니엘 모더가 주연배우와 촬영감독으로 만났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더이상의 이야기는 그녀의 사생활이니 그만하고...



영화는 일종의 로드무비 형식으로 진행된다.  샘과 제리는  연인이다. 제리(브래드핏)는 마피아세계에서 손을 털겠다고 샘(줄리아 로버츠)과 약속하고 여행을 떠나기로 하지만  하필 그때 상부의 지시가 내려와  '전설의 총 멕시칸'을 찾으러 멕시코로 떠나고 화가난 샘은 혼자 라스베가스로 떠난다. 그렇게  서사는  각자의 에피소드를 교차하는 방법으로 흘러가다 영화말미에  하나로 모아진다.



 미국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오로지 리뷰를 쓰기 위해 이 영화를 골랐고 주연들을 확인하고 최소한 지루하진 않겠지, 하는 마음에서 보기 시작했다. 그건 역으로 '뻔한 헐리웃코드의 영화'겠지 하는 편견을 잔뜩 안고 봤다는 얘기다. 두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살짝 지루하기도 했지만 , '순정적 사랑'이라는 비밀이 얽혀있는 총 '멕시칸'의 서사는 여타 '헐리웃영화'의 공식에서 살짝 빗겨나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계급이 갈라놓은 슬픈 사랑, 이어진 자살....

이런 서사를 간직한 총 '멕시칸'을 찾아 떠난 거칠고 피곤한 여정...


영화초반에 잠깐 두 배우가 붙는 신이 보여졌고  끝에 가서야 둘은 다시 붙게된다. 이런 과감한 설정이 감독의 내공에서 나왔는지 객기에서 나왔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선남선녀가 나오는 여타 헐리웃 영화의 코드와 서사를 여지없이 깨버린것만은 분명하다.  그덕에 언제 저 둘이 만나나 하는 기대를 계속 갖게 하는 효과는 있었다.



멕시칸총이라는 스토리와 그것을 손에 넣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이렇게 영화는 두가지 스토리를 액자형식으로 품고 박력있게 전개된다. 황당한 모험담으로 끝날수 있는 컨셉이었음에도  아메리칸  느와르의  걸작으로  평가받는건 ,샘을 납치했으나 어느정도의 우정을 쌓은 납치범을 과감히 사살해버리는 제리의 태도가 그런것들이다. 암흑세계에선 그야말로 피도눈물도 없다는걸 극명하게 보여준  설정이고 그래서 기억에 남고 그것은 우리의 삶을 축소한것과도 같다.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고마는...



서양인들에게도 역시 순정적 사랑과 의리, 우정,이런 코드는 소중 precious하구나 하는 느낌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준 계기가 되었다. 사람 사는 세상, 다 똑같구나, 하는...

미국영화에 '식상'해있더라도  이 영화는 꼭 한번 보기를 권한다. 멕시코의 황폐한 풍경만큼이나 삭막하고 메마른 우리안의 사막에 단비를 내려주는 그래서 향수nostalgia를 불러일으키는 레트로적 매력이 있는 그런 영화다.




줄리아 로버츠 영화는 여럿 본거 같다. 귀여운 여인, 적과의 동침, 노팅힐, 사랑을 위하여...

그런데 브래드핏을 영화로 접한건 처음이다. 비주얼로는 단연코 금세기 최고의 배우인것 같다. 그런데 개구지면서도 음울한 구석이 있는 묘한 마스크 반항아면서 영원한 청춘스타 제임스딘을  소환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렇게 두 배우 모두 뛰어난 비주얼이 무색하게 허름한 의상 두세개로 120분을 버틴 건 분명 내공이든 저력이든 그 무엇일텐데  아마도 탄탄한 시나리오에 바탕을 둔  느와르풍 로드무비에 적절한 미장센을 창조해낸 감독의 역량에 기인하는건   아닐까.






title   MEXICAN ,2001, 미국

감독 고어 버빈스키

주연 브래드핏,줄리아로버츠.

러닝타임 1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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