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머리를 커팅하고 염색하기로 하였다. 물론 지금 상태에서 조금 자르고 정리하는 선이지만...
그러려고 하면 또 아깝다. 이걸 잘라내면 언제 또 기르나 하는...
뒤로 묶일 즈음이 되면 왠지 치렁치렁한 느낌에 미장원을 가는데, 가서 가운 입는 순간, 아까비,하는 생각이.
그래도 정수리 부분이 하얘서 아무래도 염색도 해야 하고, 이래저래.
대학 다닐때 내 별명중 하나가 '인디언소녀'였다. 까무잡잡한데다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진바지입고 다니다보니 붙여진 이름이다.
선배들이 '야, 멋좀 내라'라고도 했지만 4년 내내 화장 한번 안해도 그래도 좋다는 남자도 꽤 있었고 아무튼 청춘기에 할짓은 거의 다 한듯 하다.
교내 첫미팅에서 무역학과 친구를 알게 돼서 자주 운동장 농구코트에서 그 친구 가방 지켜주면서 농구하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졸업하고 얼마 안돼 학교 갈일이 있어 갔다가 도서관 앞에서 마주쳤는데 결혼한다고. 초등 동창과.
안그래도 나랑 사귈때도 그 동창 얘기를 곧잘해서 내 마음을 아리게 하더니..ㅋ
사귀었다는게 그렇게 농구하는 동안 가방 지켜주고 그 친구 집이 용산이어서 같이 경의선 타고 용산까지 가곤 하던 뭐 그런 정말 풋풋한 스토리지만...
돌아보는 20대는 한마디로 톡 쏘는 탄산수라는 생각이 든다.
이따 머리하러 가서 무지개색으로 한번 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