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정대로 파주에서 무사히 계약을 마치고 서울나오는 2200번 버스를 타고 신촌에 와서 택시로 집에 왔다.
그동안 고생해준 부동산 몇곳에 비타 500 한통씩 돌리고 내일은 이삿짐 계약을 한다.
그러면 이제 짐 정리, 버릴일만 남았다.
이번에 집 팔아준 부동산에 이삿짐센터도 의뢰해놨다. 그렇게 하면 더들수도 있지만 그래도 믿거니 하는 마음값이려니 하고...
시골가서 계약 잘 하고 왔나 봐준다고 오늘 파주에서 한 계약서도 검토해주는 걸 보면서 내가 어지간히도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같은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사 하도 촐싹대고 돌아다녔으니...
떠날때가 되니까 정릉골의 따스했던 마음들이 조금은 나를 슬프게 한다.
그래도 말뿐인지 몰라도, 나와 어울리는 곳에 새 터를 잡게 됐다고 다들 축하해주었다. 그가격에 33평 어렵다며...
petit prince /google
자유로를 따라 죽 내달리는 동안, 아마도 이게 내 마지막 집이 되겠지,하니 잠깐 착잡했지만 순리라고 생각하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누가 아는가, 출판마을로 갔으니 돈벌어서 이집은 세컨 하우스로 갖고 꿈에 그리던 호수 가까이로 옮기게 될지.. 그리 되지 않아도 이걸로 만족한다.
버스에서 보니, 바로 옆이 헤이리고 이어서 출판단지, 한강, 자유로 이렇게 이어졌다.이사하면 장마가 시작될테고 한여름, 그때쯤? 아니면 초가을에 운전을 시작할까 한다. 예전에 면허 따고 자유로 한번 신나게 달려봤는데 이젠 그길을 이십년도 더 지나서 달리게 되었다. 틈틈이 중고차도
들여다볼 생각이다.
뒤늦게 안 사실인데 우리집을 사고싶었는데 돈을 구하다 놓친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보러들 와서는 죄다 수리운운 하면서 타박만 한줄 알았는데 속내는 또 달랐던 거 같다. 아무튼 이제 뜰 곳이니 갈무리에 들어가야겠다...
강변북로를 달리면서 지영은 어쨌든 이별 통보는 한 셈이라고 여겼고 그러자 씁쓸한 자유가 그녀의 전심을 휘감았다. 오랜만에 쇼팽을 들으며 그녀는 운전을 즐겼다. 그러다 보니 자신에게 운전을 가르쳐준 이가 희석이었음이 떠올랐고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이제 더는 안된다는 생각에 그녀는 가속페달을 밟았다. -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