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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셔틀

by 박순영

오늘 버린다고 어제 끄집어낸 책들을 서너번 왕복하면서 버리고 왔더니 기운이 다 빠진다. 그래봐야 전체 분량의 1/10도 안되는걸...왜 저렇게 책을 샀는지 모른다. 책 반을 버리지 않으면 이삿짐 안해준다고 협박한 업체 사장의 말이 시사하는 바가 많다. 거의 읽기는 했지만 아무튼 저걸 돈으로 환산하면 음...

예전 내 방


어제는 예전 내방 작은 침대에 누워서 망중한을 즐겼는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탈서울, 파주 진입의 중차대한 ?시기를 앞두고 스쳐가는 상념들, 뭐 그런것이었는데 역시 조금은 애틋하고 조금은 쓸쓸하면서 아주 더 조금은 설레이기도 하였다.


저 작은 방에서 낵가 보낸 시간도 적지 않고 거기서 학위논문을 끄적였고 졸업후 박사과정 진학을 포기하고는 다운된 나날, 그리고는 이어진 엄마의 죽음, 그리고는 또 다운...오랜 동면끝에 어느 겨울 , 햇살에 이끌려 거실 발코니 흔들의자로 나와 담요를 두르고 흔들흔들 볕쪼기를 했던 기억까지...


이젠 어딜 가도 이렇게 '장기거주'는 하지 않을 거 같다. 길면 5,6년 파주 생활을 하고 다시 도시로 나올까 한다. 그래봐야 서울은 어림없고 이번에 할까 했던 일산 18평정도? 그때까지 재건축이 들어가지 않으면....

정릉천

오늘은 이불좀 추리고 그외 자잘한 패브릭 소품을 버릴 생각이다. 이렇게 한달쯤 하다보면, 얼추 다이어트 된 집안꼴이 나오려니 한다...


책 버린다고 왔다갔다 하다보니 이게 삶이려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shuttle



밤새 충전한 미니 선풍기 바람이 시원하다..

이정도의 초여름이면 ok다.




(도서 소개) 3류의 사랑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ps. 대문사진, 이사갈 파주단지 앞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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