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연휴도 지났고 짐정리도 다시 시작하고 병원가서 이 잘난 지병도 치료받아야 한다.
오전에 갈까 했는데 어제 여독?이 가시지 않아서 미적거리다 오후로 미루었다.
그렇게 병원을 나와서 천변을 걸으면 오랫만에 운동을 하는 셈이다.
어젠가 쓴것처럼, 이사가면 수영을 해볼까 하는 마음이 있는데 어제 친구의 말로는
자유형이 의외로 쉽지 않다는 말에 시무룩...
그럼 예전에 해본 배영이라도 해볼 생각이다.
제일 좋은 건 나중에라도 풀 시설이 있는 오피스텔이나 수영장 근처로 가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호사를 누리겠다는 얘기처럼 들릴지 몰라도, 그건 아니고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아파트를 포기하면 적은 금액으로 이런곳도 가능하다.
오늘은 날이 개이기를 바랐는데 여전히 음울하다.
런던도 아니고 벌써 사흘째 흐린날을 보고 있자니 나까지 다운되는 듯하다...
그래도 내 마음속 무지개는 화사하게 피어나는 그런 하루가 될것을 예감한다.
서로 지지 않겠다고 악다구니를 쓰던 3년 전 그날밤이 떠오른다. 그러다 동수는 그녀의 뺨을 후려쳤고 그녀는 그대로 오피스텔 바닥에 쓰러졌다. 그런 그녀를 동수는 발로 걷어차기까지 하였다. 그리고는 그녀가 깨어났을 때는 응급실이었다. 미안하다며 자신의 링거 꽂은 손을 잡아 오던 동수의 손을 그녀는 매몰차게 뿌리치고 링거를 빼버리고는 병원을 뛰쳐나와 달려오는 택시에 몸을 실었다. 둘이 이별하던 풍경이 그랬다...그녀가 애써 파묻어둔 기억의 한 조각.
그에게 맞았다는 사실을 그녀는 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 3년간 연락 한번 하지 못한 걸지도 모른다.-모든걸 기억하진 않는다
그렇게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면서 이제 곧 해가 뜨려니 하자 아닌 게 아니라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해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원룸이면 어떻고 10평이면 어떠랴...모든 것에서 해방돼서 살게 되었는데,라고 생각하자 내일로 다가온 이사가 이제 기다려지기까지 한다..
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현상이다...
벨은 계속 울려 대지만 그녀는 받을 이유도, 여력도 없이 그저 솟아오르는 해와 달려드는 파도만 바라본다...휴지기
데스크는 못마땅해 한소리 하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고 사무실을 뛰쳐나가 차 시동을 건다. 그렇게 그녀는 분명 그가 있을 거라는 확신 속에 남도를 네비게이션에 찍고 달리기 시작한다. 다시 만나 이별을 확정한다 해도 마지막으로 얼굴은 봐야겠다는 생각에...처음 그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