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버린다고 몇번 왔다갔다 하다 힘이 다 빠져서 아무래도 헌책 장수를 물색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러다 손목 나갈거 같기도 하고, 은근 빠르게 당겨지는 이사일에 스트레스도 받고...
어느집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전집류는 읽지 않은게 허다했다. 그런걸 왜 샀는지..
그래도 그때는 뭔가 꿈이 있어 사들였을텐데...
책은 역시 하나씩 사서 읽는 그 맛인거 같다.
오랜 책은 거의 골라내지 않고 싹 다 버리고 있다.
누군가의 기억에선 나도 이런 헌책이겠지 하면 조금은 허탈하고 씁쓸해진다.
하지만 영원히 새책은 없는 것이어서 나도 솎아지고 추려지고 버려져야 그 자리를 더 나은 사람, 더 나은 인연이 채워준다면 흔쾌히 버려질 것이다.
이미 또 그래왔고.
내가 버리고 산다면 버려짐에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질척이는 관계만큼 모양빠지는게 없기 때문이다.
"축하해 박사장‘이라며 운전하던 친구가 놀려대기 시작했지만 틀린 말도 아니고 이제 엄연한 ceo가 되었기에 ’음, 회사를 키울 일만 남았군‘하며 호기롭게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가서 한끼 해결하려 하였지만 ’이제 정말 필요한 걸 해야지‘라는 친구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참, 출판이 문제가 아니고 집이 나갈 때까지 버틸 자금, 창업지원금을 타려고 이 짓을 한 거지...라는 .
이북스타일리스트‘를 작동시키려면 연결 프로그램으로 어도브가 깔려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을 휘뚜루마뚜루 넘겨버린 것이다. 그렇게 해서 아무리 해도 설치가 안 되는 프로그램을 5시간에 걸쳐 하다 보니 ’안되보다‘하는 생각이 또다시 스멀스멀 밀려왔다. ’내 주제에 무슨‘이라며 나의 자존감은 곤두박질을 쳤다.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s전자 고객센터 당직자와 연결돼서 관련 문의를 하였더니 ’이거 어도브가 있어야 하네. 찾아서 까세요‘라고 하였다. ’좀 까ᆞ갈아주지..“하고는 펜립에 전화를 했더니 ‘ 메뉴얼대로 하심 됩니다. 어도브가 있어야 해요’라는 같은 답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