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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영 Jun 25. 2024

더러는 잊힌다

쿠땡에서 이것저것 시키다 물조리개 생각이 나서 하나 주문했다 

일단 상추로 시작해보려 한다. 꾸땡에 상추씨앗도 팔고, 검색하면 키우는 방법도 나올테고.

좋은 세상이다...

쿠팡


어릴적 살던 대방동 집엔 꽤 큰 화단이 있었다. 한 여름이면 녹음이 무성했고 이쁜 꽃들이 가득했던 그 공간이 여태 기억에 생생하다. 그정도 규모는 아니어도 이집 베란다에 애초부터 실내 텃밭내지는 화단을 만들게 설계가 돼있어 잘만 이용하면 제법 볼만한 풍경이 연출될듯싶다.



그렇게 물주고 흙갈고 하다보면 잊혀질지 모른다. 왜 내가 이곳까지 흘러들어오게 되었는지.... 사람에 치인 기억들, 그들로부터 받은 상처, 기망과 갈취.

더러는 잊히고 더러는 트라우마로 남으려니 한다. 아무리 모진 기억도 그걸로 죽지는 않는다. 물론 사는게 시들해지고 무력해지고 매사에 네거티브해질 수는 있지만 그것 역시 나를 죽게 하지는 않는다..

자라나는 상추를 보며 나는 아주 작게나마 지속의 힘을 얻을 것이다.



이렇게 소문냈으니 빨리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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